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오피니언 사설

[사설] 북-미, 시간 끌지 말고 ‘협상 테이블’ 다시 앉아야

등록 2018-08-26 17:53수정 2018-08-26 18:46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4일(현지시각)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 방북 취소 결정을 내림으로써 북-미 비핵화 협상이 ‘교착 장기화냐 재반전이냐’ 갈림길에 서게 됐다. 상황이 악화할 경우, 9월로 예정된 3차 남북정상회담에까지 영향을 줄 수 있는 심상치 않은 국면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폼페이오 방북 취소의 이유로 내세우는 것은 두 가지다. 하나는 북한의 비핵화 진전이 충분하지 않다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미-중 무역전쟁 상황에서 중국이 예전만큼 비핵화 과정을 돕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비핵화 과정이 더뎌 ‘빈손’으로 돌아올 가능성이 우려되는데다 중국 문제까지 겹쳐서 지금은 방북할 때가 아니라는 얘기다. 다만 이런 상황에도 김정은 국무위원장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신뢰감이 살아 있다는 점은 다행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김 위원장에게 안부를 전하며 “곧 만나길 고대한다”고 한 것은 6·12 싱가포르 정상회담을 앞두고 회담 취소를 통보했던 때를 떠올리게 한다. 만약 이번 방북 취소가 트럼프식 협상 전술이라면, 북·미가 조만간 협상 테이블에 앉을 가능성도 있다.

문제는 시간이다. 애초 최상의 시나리오는 폼페이오 방북에서 북-미 비핵화 협상이 진전을 이루고, 3차 남북정상회담을 거쳐 9월 말 유엔 총회에서 북-미 담판의 큰 결실이 맺어지는 것이었다. 폼페이오 방북이 미뤄지면 이 시나리오가 어그러질 수 있다. 북·미는 그동안 ‘종전선언 우선’과 ‘비핵화 진전 우선’을 놓고 맞서 왔다. 양쪽의 주장이 확실한 타협점을 찾지 못한 것이 방북 취소 이유라면, 이제라도 북·미가 접점을 만들기 위해 더 분주히 움직일 필요가 있다. 북한은 종전선언만 주장할 것이 아니라 ‘핵시설 목록 제출’ 요구에 응할 수 있다는 전향적인 자세를 보여야 한다. 미국도 ‘중국 책임론’을 거론하며 협상을 미룰 것이 아니라 북-미 문제는 미국과 북한이 결정한다는 태도를 명확히 해야 한다.

북-미 교착 국면 장기화를 막기 위한 우리 정부의 중재 노력도 어느 때보다 긴요해졌다. 6·12 북-미 정상회담 취소 국면에서 남북이 2차 정상회담으로 전환점을 마련했던 것처럼, 남-북-미 채널을 적극 가동해 돌파구 마련에 힘써야 한다. 남북 정상 간 ‘직통전화’를 가동하는 것도 피할 이유가 없다. ‘9월의 기회’를 놓치면 비핵화 협상의 동력 자체가 떨어질 가능성이 있다.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오피니언 많이 보는 기사

윤석열이 연 파시즘의 문, 어떻게 할 것인가? [신진욱의 시선] 1.

윤석열이 연 파시즘의 문, 어떻게 할 것인가? [신진욱의 시선]

“공부 많이 헌 것들이 도둑놈 되드라” [이광이 잡념잡상] 2.

“공부 많이 헌 것들이 도둑놈 되드라” [이광이 잡념잡상]

‘단전·단수 쪽지’는 이상민이 봤는데, 소방청장은 어떻게 알았나? 3.

‘단전·단수 쪽지’는 이상민이 봤는데, 소방청장은 어떻게 알았나?

극우 포퓰리즘이 몰려온다 [홍성수 칼럼] 4.

극우 포퓰리즘이 몰려온다 [홍성수 칼럼]

‘영혼의 눈’이 썩으면 뇌도 썩는다 5.

‘영혼의 눈’이 썩으면 뇌도 썩는다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