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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사설

[사설] 대북 특사단 성과에 ‘한반도 9월 운명’ 달렸다

등록 2018-09-03 17:33수정 2018-09-03 19:00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3월5일 북한을 방문 중인 정의용 수석 대북특사를 만나 인사하고 있다. 북쪽에서는 김영철 노동당 부위원장,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 등이 배석했다. 왼쪽은 리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위원장. 평양/조선중앙통신 연합뉴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3월5일 북한을 방문 중인 정의용 수석 대북특사를 만나 인사하고 있다. 북쪽에서는 김영철 노동당 부위원장,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 등이 배석했다. 왼쪽은 리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위원장. 평양/조선중앙통신 연합뉴스

5일 방북하는 대북 특사단은 지난 3월 1차 방북 때보다 더 어려운 과제를 안고 있다. 9월 남북정상회담의 일정과 의제를 논의하고 남북공동연락사무소 개소 등 남북관계 발전 방안을 협의하는 것은 물론 중요하다. 그러나 엄중한 한반도 정세를 고려하면, 교착상태에 빠진 북-미 협상을 중재하는 임무가 더 크다는 사실은 부인할 수 없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금은 한반도 평화 정착에 매우 중요한 시기’라고 강조한 이유도 여기에 있을 것이다. 이번 방북으로 ‘한반도 9월의 운명’이 달라질 가능성이 큰 만큼, 특사단은 획기적인 성과를 내겠다는 각오로 방북에 임해야 한다.

대북 특사단을 3월의 특사단과 같은 얼굴로 구성한 것은 잘한 일이다. 서로 신뢰가 쌓이고 사안을 잘 알고 있는 인사들이 방북하는 것이 대북 협의의 신속성과 연속성을 위해 좋다고 본다. 방북 일정을 ‘5일 하루’로 짠 것도 걱정할 일은 아니다. 협의만 잘된다면 하루 만남으로도 충분할 것이다. 중요한 것은 만남의 결과다. 특사단이 소기의 성과를 거둔다면 남북정상회담이 차질 없이 열릴 뿐만 아니라, 연기된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의 방북도 조기에 재개될 수 있다.

하지만 상황을 낙관적으로 전망하기에는 한반도를 둘러싼 안개가 너무 짙다. 1차 특사단 방북이 남북과 북-미 정상회담이라는 큰 틀의 대화 재개에 방점이 찍혀 있었다면, 2차 특사단은 정상회담 뒤 합의 이행을 둘러싼 양보 없는 대치를 이겨내야 한다. 북-미는 ‘종전선언과 비핵화 이행’의 선후를 놓고 몇달째 기싸움을 벌이고 있다. 더구나 미-중 무역갈등이라는 제3의 변수까지 끼어들어 1차 방북 때보다 고차 방정식을 풀어야 하는 상황이다. 정상회담 합의 이행을 가로막는 ‘디테일의 악마’를 제거해야 하는 임무가 이번 특사단에 주어졌다고 할 수 있다.

상황이 어려워진 건 사실이지만 긍정적으로 볼 요소도 있다. 미국도 북한도 각자의 사정에 따라 시간에 쫓기고 있다. 남북정상회담과 유엔총회로 이어지는 ‘9월의 기회’를 놓쳐선 안 될 상황이다. 특사단이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만나 북-미가 타협할 방안을 도출해낸다면, 한반도를 덮은 안개는 빠르게 걷힐 수 있을 것이다. 남북은 그동안 쌓은 신뢰 위에서 허심탄회하게 논의해 해법을 찾아내야 한다. 특사단이 ‘남쪽 정부를 믿고 과감한 선제 조처에 나서라’고 북쪽에 제안하는 것도 고려할 만하다. 북한도 북-미 교착을 뚫으려면 이번 특사단 방북의 기회를 살려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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