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의 ‘강남 발언’이 집값 폭등으로 성난 민심에 기름을 부었다. 장 실장은 5일 <티비에스>(TBS) 라디오 인터뷰에서 부동산 정책을 설명하던 중 “모든 국민들이 강남 가서 살려고 하는 건 아니다. 살아야 될 이유도 없고…”라고 했다. 이 대목에 이미 논란의 씨가 담겨 있는 터에 덧붙인 말이 분노 지수를 높였다. “나도 거기에 살고 있기 때문에 이렇게 말하는 거다.”
장 실장의 발언은 ‘내가 강남 살아서 하는 말인데, 굳이 모든 국민이 강남 살 이유는 없다’는 뜻으로 풀이될 법했다. 인터넷 공간에선 조롱글이 쏟아진다. ‘내가 꿈을 이루어보니 모든 국민이 꿈을 이룰 필요는 없다’는 식이다.
정부의 부동산 정책이 짜임새 있게 추진되지 못해 시민들의 불만과 불안이 커진 터에, 이런 장 실장의 발언은 매우 부적절하다. 자신은 시가 20억원 넘는 강남 아파트에 살면서 다른 이들에겐 “강남 살 필요 없다”고 말한다면, 그가 입안한 정책을 누가 신뢰할 수 있겠는가. 부동산처럼 민감한 이슈는 정책 당국자들이 정제되고 일관된 메시지를 내놓아야 하는데, 청와대 정책실장이 들끓는 분위기를 조금이라도 진정하기는커녕 되레 키워놓았으니 할 말이 없다.
장 실장은 지난 3일 <제이티비시>(JTBC) 인터뷰에서 한 최저임금 발언으로도 이미 구설에 오른 바 있다. 잦은 실언은 신뢰 상실로 이어져 정책의 추진 동력을 떨어뜨린다는 사실을 장 실장을 포함한 정부 당국자들은 마음에 새겨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