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여야, 평양 남북정상회담 성공 위해 뜻 모으길

문희상 국회의장과 각 당 대표들이 9월5일 국회 사랑재에서 열린 국회의장 주최 정당대표 초청 오찬 간담회에서 손을 잡고 기념사진을 촬영한뒤 자리오로 향하고 있다. 왼쪽부터 정의당 이정미, 바른미래당 손학규,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 문의장, 자유한국당 김병준 비대위원장, 민주평화당 정동영 대표. 김경호 선임기자 [e-mail]

청와대가 오는 18일 평양에서 열리는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남북정상회담에 국회의장단과 여야 5당 대표의 동행을 요청했다.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은 10일 “국회가 함께해야 남북 교류협력이 안정적으로 되리란 이야기가 많다”며 “이분들이 초청에 응하면 국회·정당 특별대표단을 구성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청와대 발표에 앞서 김병준 자유한국당 비대위원장과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는 거부 방침을 분명히 해, 5당 대표의 동반 방북은 성사되기 어려워 보인다.

이번 평양 남북정상회담은 김대중·노무현 대통령에 이은 세번째 방북 회담으로, 북핵 해결과 남북관계 진전의 중대 고비라고 할 수 있다. 청와대 희망대로 5당 대표가 함께 방북해 국회·정당 차원의 대화가 이뤄진다면 금상첨화겠지만, 정상회담에 야당 대표들이 동행하는 게 쉽지는 않은 일이다. 남북정상회담 일정이 다소 급박하게 잡혔고, 북-미 협상이 교착상태인 점도 야당으로선 부담일 것이다. 청와대도 이런 사정을 고려해 5당 대표를 공식 초청하되, 정동영 민주평화당 대표와 이정미 정의당 대표 등 일부 대표들의 동행을 염두에 두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문희상 국회의장도 정기국회에 전념하기 위해 이번에 동행하지 않기로 했다.

비록 문 대통령과 5당 대표의 동반 방북은 어려워졌지만, 여야 정치권이 이번 평양 정상회담 성공을 위해 머리를 맞대는 건 긴요하다. 청와대는 마지막까지 야당 대표들의 방북을 위해 성의를 다해 설득하고 협의해야 한다.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도 당 대표가 어렵다면 당내 외교안보 관련 인사라도 동행하는 방안을 고려해봄직하다. 이번 회담을 계기로 남북 간 국회 차원의 회담을 착실히 준비할 필요가 있다.

문희상 국회의장과 여야 원내대표들은 정부가 11일 국회에 제출할 예정인 판문점선언 비준 동의안을 이번 정상회담 결과를 보아가며 처리하기로 합의했다. 평양 정상회담을 앞두고 이 문제를 정쟁화하지 말자는 취지라고 한다. 남북문제는 여야가 가능한 한 합의를 토대로 차분히 추진하는 게 좋다. 정부·여당은 과욕을 부려 너무 밀어붙이려 해선 안 된다. 야당은 남북문제에 관한 한 비협조로 일관하는 태도를 버려야 한다.

여야 모두 역사적인 평양 정상회담의 성공을 위해 서로 배려하고 지혜를 모아 협력하는 길을 찾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