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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사설

[사설] 문 연 남북연락사무소, ‘한반도 평화·번영’ 초석 돼야

등록 2018-09-14 17:46

14일 오전 개성공단에서 열린 남북공동연락사무소 개소식에서 남측 조명균 통일부장관과 북측 리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위원장 등 참석인사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14일 오전 개성공단에서 열린 남북공동연락사무소 개소식에서 남측 조명균 통일부장관과 북측 리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위원장 등 참석인사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남북공동연락사무소가 14일 마침내 문을 열었다. 4·27 판문점 선언에서 남북 정상이 합의한 지 140일 만이다. 개성공단 안 옛 남북교류협력협의사무소 건물을 정비해 개소한 남북연락사무소는 남북 당국자가 365일 24시간 상주하며 남북관계 전반에 걸쳐 상시 협의하는 남북 공동의 소통 공간으로 쓰인다. 개소식에서 남쪽의 조명균 통일부 장관은 ‘남과 북이 함께 만든 평화의 상징’이라고 의미를 부여했고, 북쪽의 리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위원장은 ‘우리 민족끼리 거두어들인 알찬 열매’라고 말했다. 평양 남북정상회담을 앞두고 문을 연 공동연락사무소가 한반도 평화와 번영의 주춧돌이 되기를 기대한다.

공동연락사무소는 개소까지 몇 차례 우여곡절을 겪었다. 애초 남북은 지난 8월 중에 개소식을 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남북관계가 북-미 관계보다 앞서 나가는 것을 마뜩잖아하는 미국의 견제로 몇 차례 미뤄졌다가 근 한달 만에야 문을 열었다. 이런 우여곡절은 남북관계 발전이 획기적으로 이뤄지려면 북-미 관계 진전이 속도를 내야 한다는 점을 상기시켜준다. 동시에, 남북관계의 발전이 북-미 비핵화 협상 진전의 우호적 환경을 조성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미국의 우려를 불식하고 공동연락사무소 개소를 이뤄낸 남북 공동의 노력은 그것 자체로 평가받을 일이다.

남북공동연락사무소 개소는 남북관계 발전에 새 역사가 시작됐음을 알리는 뜻깊은 일이다. 통일부는 공동연락사무소가 남북관계 발전과 한반도의 군사적 긴장 완화 및 평화 정착을 위한 상시적 협의·소통 채널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앞으로 남북 간 철도·도로 연결과 현대화 등 판문점 선언에서 합의한 사항들의 실무 논의를 하고, 향후 남북경협이 본격화할 경우 한반도 경제공동체 실현을 위한 협의도 여기서 진행한다. 말 그대로 ‘남북 공동 번영의 산실’이 되는 것이다.

이날 개소식에는 개성공단 기업인들도 참석했다. 이들을 초청한 것은 연락사무소 개소가 개성공단 재개로 이어지기를 바라는 정부의 뜻이 담긴 조처일 것이다. 개성공단은 2016년 2월 박근혜 정부의 일방적 중단 이후 2년7개월째 멈춰 서 있다. 남북은 개성공단이 하루빨리 재가동돼 남북 경제협력의 불꽃이 되살아날 수 있도록 장애물 제거에 힘을 모아야 한다. 국제사회의 대북 경제제재가 풀려야 하고, 그러려면 북-미 비핵화 협상이 진전돼야 한다.

남북공동연락사무소 개설은 긴 안목에서 볼 때 남북 상호 대표부 설치를 위한 첫 단계 사업이라고 할 수 있다. 또 초보적인 수준이긴 하지만 남북연합 제도화가 시작됐다는 의미도 있다. 남북연합은 2000년 6·15남북공동선언에서 남북 정상이 함께 추진해 나가기로 한 통일 과정의 중간지점에 해당한다. 공동연락사무소가 내실 있게 운영돼 남북의 평화 공존과 공동 번영, 나아가 ‘하나 된 한반도’로 가는 다리가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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