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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사설

[사설] 비핵화 ‘새 방법론’ 찾은 핵사찰단의 방북 결정

등록 2018-10-08 18:23수정 2018-10-08 19:00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이 7일 평양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만나 악수를 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트위터 갈무리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이 7일 평양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만나 악수를 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트위터 갈무리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이 8일 북-미 비핵화 협상에 ‘중대한 진전’을 이뤘다며 핵사찰단이 곧 북한을 방문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미국 국무부도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풍계리 핵실험장이 불가역적으로 해체됐는지 확인하기 위한 사찰단을 초청했다고 발표했다. 사찰단 방북은 ‘제2차 북-미 정상회담 조기 개최’가 합의돼 어느 때보다 ‘북-미 빅딜’의 기대가 큰 상황에서 발표된 것이어서 주목도가 높을 수밖에 없다.

풍계리 핵실험장은 지난 5월 외신기자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폭파한 시설이다. 따라서 사찰단이 풍계리만 찾는다면 그 자체로 북-미 협상의 결정적 변수가 되기는 어렵다. 하지만 북한 내부의 다른 핵시설에 대한 사찰과 검증으로 이어지는 출발점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예사로이 넘길 수 없다. 폼페이오 장관도 사찰단 방북을 얘기하는 자리에서 사찰단이 풍계리 핵실험장뿐만 아니라 동창리 미사일 엔진 실험장을 방문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김정은 위원장이 9월 평양공동선언에서 영변 핵시설도 미국의 상응조처가 있으면 폐기하겠다고 밝힌 바 있어, 사찰단 참관은 영변 핵시설로까지 확대될 수 있다.

더 주목해야 할 것은 핵사찰단 방북 결정이 기존의 북-미 협상 방식의 전환을 보여준다는 점이다. 그동안 미국은 북한이 핵신고를 먼저 하지 않으면 종전선언을 해줄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해왔다. 사찰단 방북은 핵신고를 앞세우는 비핵화 방법론에서 탈피해 ‘비핵화 실행과 사찰·검증’으로 바로 들어간다는 것을 의미한다. 북-미 협상 교착의 원인이 된 ‘핵신고’를 우회하는 것이다. 그만큼 종전선언을 포함한 상응조처로 이어질 가능성이 커졌다고 할 수 있다. 더 나아가 사찰단의 장기 체류는 미국의 연락사무소 개설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도 주목할 만하다.

사찰단 수용으로 두 나라가 서로 양보하며 신뢰를 키우는 모양새를 보인 만큼, ‘북-미 빅딜’ 가능성은 어느 때보다 커졌다. 이런 분위기는 폼페이오 장관의 반응에서도 엿볼 수 있다. 폼페이오 장관은 이번 방북으로 북-미 비핵화 협상에서 역대 어느 정부가 했던 것보다 많은 진전을 이뤘다고 자평했다. 북한 매체들도 제2차 북-미 정상회담 개최를 공식화했다. 북-미 협상이 순풍을 타기 시작했다고 볼 수 있는 정황들이다. 하지만 2차 정상회담의 날짜와 장소를 확정하려면 추가 협상이 필요하다. 북-미가 상호 이해를 키워 2차 정상회담을 가능한 한 빨리 열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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