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이 ‘철도·도로 연결 착공식’ 개최 일정에 대략적인 합의를 보았다. 15일 열린 고위급 회담에서 남북은 올림픽경기대회 공동 진출을 위한 체육회담과 이산가족 상봉을 위한 적십자회담 개최 일정에도 합의했다. 군사적 긴장완화 문제를 논의할 장성급 군사회담을 여는 데도 뜻을 모았다. 남북이 분야별 후속 회담 일정에 속속 합의함에 따라 9월 평양공동선언 이행이 속도를 내는 모양새다.
이번 고위급 회담의 가장 큰 성과는 철도·도로 연결과 관련한 불확실성을 어느 정도 걷어낸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남북의 철도·도로 연결은 남북협력과 한반도 경제공동체 건설의 첫삽을 뜨는 일이라고 할 수 있다. 그만큼 상징성이 크고 남북의 관심도 큰 사업이다. 이 문제와 관련해 지난달 평양에서 만난 남북 정상은 동해선과 서해선의 철도·도로 연결을 위한 착공식을 올해 안에 열기로 합의한 바 있다. 이번 회담에서 남북은 착공식을 ‘11월 말~12월 초’로 좁혀 잡고, 철도·도로 북쪽 구간의 현지 공동조사를 경의선은 이달 하순, 동해선은 다음달 초 착수하기로 했다. 일정대로 착공식이 열리려면 한달여 만에 조사가 모두 끝나야 하는 만큼 시간이 충분하지 않다. 남북은 합의사항 실행에 속도를 내야 한다.
애초 남북은 8월 말 경의선 철도의 북쪽 구간 현지조사를 하려고 했으나 유엔사가 승인하지 않아 무산된 바 있다. 이런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정부는 사전에 미국과 긴밀히 협의해 장애물이 나타나지 않게 해야 한다. 남북관계 발전이 북한 비핵화의 촉진 요소라는 점을 잘 이해시키는 작업이 필요하다.
착공식 날짜를 못박지 않은 것은 한반도 정세에 여전히 유동적인 면이 있기 때문일 것이다. 예고된 2차 북-미 정상회담이 언제 열리느냐, 어떤 성과를 내느냐에 따라 남북관계 진전 속도도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북-미 협상의 촉진자로서 정부는 북-미 정상회담이 조속히 개최돼 성과를 낼 수 있도록 필요한 일을 다해야 한다.
남쪽 대표 조명균 통일부 장관과 북쪽 단장 리선권 조평통 위원장이 한목소리로 이야기한 대로, 남북이 합의문을 만들어내는 것도 중요하지만 실천하는 것은 더 중요하다. 이번에 합의된 내용이 차질 없이 실천에 옮겨져 남북의 철도와 도로가 하나로 연결되는 날이 빨리 오기를 바란다.
남북고위급회담 남쪽 수석대표인 조명균 통일부 장관(오른쪽)과 북쪽 단장(수석대표)인 리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위원장이 15일 판문점 평화의집에서 오전 전체회의에 앞서 악수를 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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