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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사설

[사설] ‘한반도 평화’ 디딤돌 될 교황의 방북 수락

등록 2018-10-18 20:44수정 2018-10-18 21:44

프란치스코 교황이 18일 바티칸 교황청에서 문재인 대통령으로부터 ‘북한을 방문해 달라’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의사를 전달받고 수락 의사를 밝혔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북한으로부터 공식 초청이 오면 무조건 응답을 줄 것이고, 나는 갈 수 있다”고 북한 방문 의사를 분명히했다. 교황은 “한반도에서 평화 프로세스를 추진하고 있는 한국 정부의 노력을 강력히 지지한다”며 멈추지 말고 두려움 없이 앞으로 나아가라고 했다. 남북관계 개선과 한반도 비핵화 촉진 노력에 힘을 실어주는 것이어서 크게 환영할 만하다.

교황청을 공식 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이 18일 오후 (현지시각) 바티칸 교황청을 방문, 교황 서재에서 프란치스코 교황을 만나 인사를 나누고 있다. 연합뉴스
교황청을 공식 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이 18일 오후 (현지시각) 바티칸 교황청을 방문, 교황 서재에서 프란치스코 교황을 만나 인사를 나누고 있다. 연합뉴스
전 세계 가톨릭교회의 수장인 프란치스코 교황의 방북 초청 수락은 그 자체로 한반도 평화 과정에 이정표가 될 만한 일이다. 교황의 방북이 실제로 성사된다면 한반도 냉전 종식의 상징적 사건이 되는 것은 물론이고, 북한의 개방과 국제사회 진입에 중대한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북-미 비핵화 협상도 국제적인 신뢰 분위기 속에서 한층 속도감 있게 진행될 것으로 기대해 볼 만하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취임 이후 세계 곳곳의 분쟁에 중재자로서 개입하기를 주저하지 않았다. 특히 2015년 미국과 쿠바가 50여년 만에 국교를 정상화하는 데서 교황이 행한 막후 역할은 최대 공적으로 꼽힌다. 교황이 한반도 평화에 보인 관심도 각별하다. 지난해 북한 핵 문제가 악화하고 있을 때 대화를 통한 해결을 촉구했고, 올해 남북,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도 한반도에서 이뤄지는 대화가 평화 건설로 이어지기를 축원했다. 문재인 대통령도 지난해 취임 직후 특사를 보내 프란치스코 교황이 한반도 화해 노력이 결실을 맺을 수 있도록 지원해줄 것을 요청했다. 그런 점에서 이번 방북 수락은 프란치스코 교황과 문대통령의 노력이 만든 합작품이라고도 할 수 있다.

교황 방북은 북한이 폐쇄 국가라는 이미지를 벗고 국제사회의 일원이 됨을 알리는 가장 확실한 징표라고 할 수 있다. 프란치스코 교황과 김정은 위원장이 직접 만난다면 그것 자체로 정상국가를 향한 북한의 변화를 상징하는 사건이 될 것이다. 북한으로서는 비핵화 의지를 국제사회에 각인시키는 계기가 될 수 있다. 한반도 평화와 북-미 관계 개선이 돌이킬 수 없는 전환점을 향해 나아가고 있다는 사실을 공인받는다는 의미도 있다. 북-미 관계 정상화를 통해 동북아 평화체제를 구축한다는 우리 정부의 구상도 속도를 낼 수 있다.

교황 방북이 성사된다면, 내년이 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최근 ‘내년 중에 일본을 방문하고 싶다’고 밝힌 터라, 일본에 가는 길에 북한을 함께 방문할 가능성이 있다. 가톨릭 내부에서는 교황이 내년 봄 방북할 가능성이 있다는 말도 나온다. 북한 비핵화와 북-미 관계 개선이 빠를수록 남북관계 발전과 한반도 평화정착 속도도 빨라질 수 있다. 교황 방북이 가급적 빨리 이루어져, 한반도가 냉전의 땅에서 평화의 땅으로 거듭나는 큰 전기가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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