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미 대표, 심상정 의원 등 정의당 관계자들이 21일 정의당 창당 6주년 기념식에서 축하 떡을 자른 뒤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김경호 선임기자 jijae@hani.co.kr
정의당이 21일 창당 6돌을 맞아 2020년 총선에서 제1야당이 되겠다는 야심 찬 목표를 제시했다. 이정미 대표는 “지난 6년간의 패배주의, 회의주의와의 투쟁은 끝났다. 소수정당 시대를 끝내고 집권 가능한 정당의 시대로 나아가겠다”고 말했다. 기대와 희망이 섞인 거침없는 포부다. 창당 뒤 6년 동안 진보정당 대중화에 어느 정도 성공한 만큼 더 큰 목표를 위해 국민에게 다가서는 노력을 배가하길 바란다.
2012년 진보정의당으로 출범한 정의당은 현재 국회의원 5명인 미니 정당이다. 의석 점유율은 1.7%에 그친다. 이는 거대 정당에 유리한 선거제도 때문에 정의당이 과소 대표된 탓이란 분석이 많다. 출범 당시 1%에도 못 미치던 지지율은 올해 처음 10%대에 진입했다. 지지율에 등락이 있지만 30석의 바른미래당과 14석의 민주평화당을 앞서고, 112석의 자유한국당과 어금버금하다. 출범 당시 5천명이던 당원도 5만명으로 열배 확장했다.
정의당의 성과는 민생 문제에 천착하고, 사회적 약자를 정치의 중심으로 세우기 위해 줄곧 노력한 결과로 볼 수 있다. 정의당은 고인이 된 노회찬 전 의원의 ‘6411번 버스를 아십니까’라는 당 대표 수락연설이 상징하듯, 일용직·비정규직 노동자의 삶을 충실히 대변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소추를 제일 먼저 주장해 관철했고, 의원 특수활동비 폐지 등 ‘특권 내려놓기’도 앞장섰다. 이런 노력은 중단 없이 이어가야 한다. 또 반대를 위한 반대가 아닌 여당에 대한 견제와 협력, 대안을 제시하는 정당 역할도 더 충실히 해야 한다.
노 전 의원의 갑작스러운 죽음으로 민주평화당과 꾸렸던 교섭단체 지위를 상실하면서 정의당이 다소 침체한 것도 부인할 수 없다. 정의당이 제1야당, 나아가 수권정당으로 도약하려면 더 치열한 노력을 통해 실력을 증명해야 한다. 젊고 역동적인 새 인물을 발굴해 몇몇 스타 정치인 중심의 정당 이미지도 불식해야 한다.
심상정 의원은 2020년 총선에서 진보정치의 황금시대를 만들어내는 게 소명이라고 말해왔다. 다음 총선에서 군소정당 시대를 끝장내겠다는 다짐이다. 이를 위해선 정의당의 끊임없는 노력과 함께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 등 선거제도 개혁이 시급하다. 창당 6돌을 맞아 정의당이 심기일전함으로써 선거제 개혁을 이뤄내고 진보정치의 꽃을 피울 수 있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