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오피니언 사설

[사설] 북-미 고위급회담 연기, ‘교착 장기화’ 신호 아니길

등록 2018-11-07 18:15수정 2018-11-07 18:39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과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이 지난 5월31일 뉴욕에서 만나 악수하고 있다. 폼페이오 장관 트위터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과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이 지난 5월31일 뉴욕에서 만나 악수하고 있다. 폼페이오 장관 트위터

8일 열릴 예정이던 북-미 고위급 회담이 전격 연기됐다. 미국 국무부는 7일(현지시각) ‘서로 일정이 허락될 때 회담 일정이 다시 잡힐 것’이라고 밝혔다. 국무부 발표는 예정된 회담을 하루 앞두고 갑자기 나온 것이어서 배경에 관심이 쏠릴 수밖에 없다. 지금으로서는 회담 연기 이유가 무엇인지 분명하지 않지만, 회담을 앞두고 북-미 간 사전조율이 충분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추측해볼 수 있다.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이 6일 경유지인 중국 베이징에 나타나지 않았다는 관측이 나오는 것으로 보아, 미국 쪽의 양보안이 미흡하다는 판단에 따라 북한이 회담 연기를 제안했을 가능성이 있다.

결국 연기됐지만 이번 고위급 회담은 여러 면에서 큰 관심을 모았다. 우선은 내년 초로 예정된 2차 북-미 정상회담의 일정과 장소를 조율하는 것이 주요 의제로 꼽혔다. 국무부가 회담 개최를 발표하면서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의 4개 합의사항을 다룰 것이라고 한 것도 관심사였다. 이 중 특히 ‘새로운 북-미 관계 수립’과 ‘한반도 평화정착’은 그동안 북-미 사이에 논의가 되지 않은 분야였고, 종전선언이나 미국의 대북제재 완화와 연결될 수 있어서 주목도가 높았다.

북한은 이 두 항목과 관련해 미국이 조처를 하지 않는 것에 불만을 표출해왔다. 북-미가 이 사안을 놓고 의견 절충을 이루지 못했을 가능성이 있다. 미국이 좀더 적극적으로 북한 요구에 귀를 기울일 필요가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다만, 국무부 발표가 매우 차분한 용어를 사용하고 실무대화가 계속되고 있다는 점을 밝힌 것으로 미루어볼 때 대화의 끈을 이어가겠다는 뜻은 분명해 보인다. 북-미는 대화의 동력이 떨어지지 않도록 서둘러 회담 일정을 잡기 바란다.

미국 중간선거 결과가 북-미 협상에 영향을 줄지도 관심사다. 현재로서는 큰 변화가 있을 것으로는 보이지 않는다. 민주당이 하원을 장악하기는 했지만, 외교정책에 영향력이 큰 상원에서 공화당 우위가 지켜졌기 때문이다. 하지만 민주당이 하원에서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대북정책을 견제하고 나설 가능성은 있다. 그렇게 되면 비핵화 속도가 늦춰질 수 있고 북-미 협상의 불확실성도 커질 수 있다. 우리 정부는 상황을 면밀히 살펴 북-미 협상이 엇나가지 않도록 중재력을 발휘하는 데 힘을 모아야 한다.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오피니언 많이 보는 기사

윤석열이 연 파시즘의 문, 어떻게 할 것인가? [신진욱의 시선] 1.

윤석열이 연 파시즘의 문, 어떻게 할 것인가? [신진욱의 시선]

“공부 많이 헌 것들이 도둑놈 되드라” [이광이 잡념잡상] 2.

“공부 많이 헌 것들이 도둑놈 되드라” [이광이 잡념잡상]

‘단전·단수 쪽지’는 이상민이 봤는데, 소방청장은 어떻게 알았나? 3.

‘단전·단수 쪽지’는 이상민이 봤는데, 소방청장은 어떻게 알았나?

극우 포퓰리즘이 몰려온다 [홍성수 칼럼] 4.

극우 포퓰리즘이 몰려온다 [홍성수 칼럼]

‘영혼의 눈’이 썩으면 뇌도 썩는다 5.

‘영혼의 눈’이 썩으면 뇌도 썩는다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