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오피니언 사설

[사설] ‘사회적 대화’ 패러다임 바꾸는 경사노위 기대한다

등록 2018-11-22 18:18수정 2018-11-22 19:43

기업 경쟁력 위한 합의 도출 벗어나
‘불평등 해소’ 장기 관점 협의 필요
민주노총도 ‘대승적 참여’ 결단하길
22일 문재인 대통령이 참석한 가운데 청와대에서 경제사회노동위원회 본위원회가 출범했다. 청와대 사진기자단
22일 문재인 대통령이 참석한 가운데 청와대에서 경제사회노동위원회 본위원회가 출범했다. 청와대 사진기자단
사회적 대화기구인 경제사회노동위원회(경사노위) 본회의가 22일 문재인 대통령이 참석한 가운데 청와대에서 첫 회의를 열었다. 올해 1월 민주노총·한국노총이 모두 참여한 사회적 대화가 19년 만에 재개된 지 10개월 만이다. 위원 18명 가운데 끝내 민주노총 몫 1명이 빠진 채 출범한 점은 안타깝지만, 기구의 본격 시동을 마냥 늦추고만 있을 순 없다. 기술변화에 따른 환경이 급변하고 갈등 양상이 갈수록 복잡해지는 현실에서, 사회적 대화와 타협 없이 우리 사회가 앞으로 나아가기 힘든 것은 분명하다.

경사노위는 위원 구성이나 조직 등에서 기존 노사정위와는 성격이 다르다. 중요한 경제주체인데도 그동안 노사정 대화에서 배제됐던 여성·청년·비정규직 대표자와 중견·중소 기업 및 소상공인 대표를 참여시킨 것은 노사 쪽 다양한 집단의 목소리를 반영하겠다는 의지로 보인다. 산하에 설치될 각종 의제별·업종별 위원회와 특위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미 가동중인 ‘국민연금 개혁 특위’나 최근 국제노동기구(ILO) 핵심협약 비준을 위한 입법과제를 공익위원안으로 제시한 ‘노사관계 제도·관행 개선위’뿐 아니라 디지털 전환과 노동의 미래, 산업안전·보건 등 하나같이 국민들 삶과 직결된 사안이다. 노동과 경영 현안의 해결을 뛰어넘어 사회적 숙의기구의 성격을 띠고 있다고 볼 수 있다.

문제는 아무리 의미를 부여하고 힘을 실어도 참여주체 간의 상호 신뢰 없이는 결실을 보기 어렵다는 점이다. 당장 이날 탄력적 근로시간제 등을 논의할 ‘노동시간 제도개선 위원회’ 구성이 의결됐는데, 노사가 각자 ‘최악’의 상황만 가정하고 맞서는 지금 같은 방식으론 해결책을 찾기 어렵다. 시뮬레이션 등을 통한 데이터 및 근거, 그리고 보완책을 테이블에 모두 올려놓고 논의를 벌이기 바란다. 정부와 국회 또한 ‘연내 타결’ 식으로 분위기를 몰아가는 건 자제해야 한다.

좋은 일자리 창출은 우리 사회가 당면한 시급한 과제다. 하지만 이를 위해 눈앞의 이윤 극대화를 추구하는 방식은 이제 탈피해야 한다. 흔히 사회적 타협의 ‘성공사례’로 강조되는 독일 하르츠 개혁과 네덜란드 바세나르 협약의 교훈은 ‘불평등 해소’를 위한 사회정책 추진이 생산성 증대로 이어져 기업 등에도 유리한 결과를 이뤄냈다는 것이다. 대기업 정규직에서 밀려나면 ‘죽음’인 사회에선 어떤 타협도, 어떤 산업구조 개혁도 이루기 힘든 게 사실이다.

이런 난제들을 풀어내기 위해 민주노총의 참여는 절실하다. 위원들이 촉구한 대로 민주노총은 내년 1월 대의원대회 전에라도 산하 위원회 논의에 적극 참여하길 바란다. 문재인 대통령은 “서로 역지사지의 입장에서 대화를 통해 절충안을 이끌어내고 그 결과에 책임지는 성숙한 자세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사회적 대화가 ‘만능’은 아니지만, 사회적 공감대 없는 정책은 지속 가능하기 어렵다. 경사노위가 우리 경제·사회 체질을 바꿔내는 개혁의 길을 모색해 나가길 기대한다.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오피니언 많이 보는 기사

윤석열이 연 파시즘의 문, 어떻게 할 것인가? [신진욱의 시선] 1.

윤석열이 연 파시즘의 문, 어떻게 할 것인가? [신진욱의 시선]

“공부 많이 헌 것들이 도둑놈 되드라” [이광이 잡념잡상] 2.

“공부 많이 헌 것들이 도둑놈 되드라” [이광이 잡념잡상]

‘단전·단수 쪽지’는 이상민이 봤는데, 소방청장은 어떻게 알았나? 3.

‘단전·단수 쪽지’는 이상민이 봤는데, 소방청장은 어떻게 알았나?

극우 포퓰리즘이 몰려온다 [홍성수 칼럼] 4.

극우 포퓰리즘이 몰려온다 [홍성수 칼럼]

‘영혼의 눈’이 썩으면 뇌도 썩는다 5.

‘영혼의 눈’이 썩으면 뇌도 썩는다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