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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사설

[사설] 황당한 ‘온수관 파열’ 인명사고, 다른 곳은 안전한가

등록 2018-12-05 18:22수정 2018-12-05 19:19

경기 고양 백석역 근처 온수관 파열 사고 현장
경기 고양 백석역 근처 온수관 파열 사고 현장

서울 아현동에서 지하 통신구 화재가 난 지 열흘 만에 이번엔 지하 온수관이 터지는 사고가 났다. 4일 저녁 경기 고양시 일산동구 백석동 지하철 3호선 백석역 근처에서 지름 850㎜ 크기 온수관이 터져 근처를 지나던 손아무개(69)씨가 숨지고 20여명이 화상을 입는 등 피해가 발생했다. 인근 지역 2800여가구에 난방 공급이 중단돼 주민들이 한파주의보 속에서 추위에 떨어야 했다. 지하 온수관 파열에 사망사고라니, 한마디로 황당하기 이를 데 없다. 노후한 배관 탓으로 보이나 경찰은 사고 원인을 철저하게 조사해 책임 소재를 가려야 한다. 비슷한 온수관 파열 사고가 올해 들어 벌써 세번째라니, 당국은 서둘러 재발 방지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이날 사고는 온수관에 지름 500㎜ 정도의 구멍이 뚫려 섭씨 100도가 넘는 물이 깊이 2.5m의 지반을 뚫고 치솟아 순식간에 주변을 덮치며 일어났다. 사고 직전 차를 몰고 이곳을 지나던 손씨가 물폭탄으로 차 안에 갇히는 바람에 생명을 잃었고 근처에 있던 시민들도 화상 등 피해를 당했다. 온수관은 아파트나 상업용 건물에 난방용 온수를 공급하려 지하에 설치한 것으로 지역난방공사가 관리한다. 정밀조사 결과가 나와야 알겠으나, 고양시 관계자 말에 따르면 온수관의 용접 부분이 녹슬어 있었다고 한다.

지역난방공사가 매년 온수관의 위험등급을 측정해 보수하도록 돼 있다는데, 과연 제대로 점검을 했는지 의문이다. 일부에선 도로 꺼짐 등 전조 증상이 있었다는 제보도 나오는 모양이다. 사실이라면 관계당국에서 제대로 챙기지 못했을 가능성이 크다. 왜 놓쳤는지 이제라도 철저히 점검해봐야 할 것이다. 사고 뒤 지역난방공사 쪽은 까다로운 유지·보수 허가 과정을, 고양시는 노후관 교체 비용 문제를 거론한다. 둘 다 문제로 보이니 더 큰 사고가 닥치기 전에 양쪽 모두 서두르기 바란다.

지난 3월 서울 강남구 봉은사 교차로에서 온수관 파열로 싱크홀이 발생했고 경기 성남시 분당구에서도 온수관이 깨져 뜨거운 물이 치솟는 사고가 있었다. 이번 백석역 온수관이 1991년에 매설된 것이라는데, 30년 안팎 된 낡은 온수관들은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새도시들은 물론이고 묻은 지 오래된 전국 곳곳의 난방·가스·전기 등의 배관시설에 대한 대대적인 안전점검이 필요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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