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오호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관철시키기 위해 국회 로텐더홀에서 농성중인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가 농성장을 방문한 홍영표 민주당 원내대표와 대화하고 있다. 김경호 선임기자 jijae@hani.co.kr
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이 내년도 예산안과 선거제도 개편을 연계해 처리하자는 바른미래당·민주평화당·정의당의 요구를 외면한 채 예산안을 처리하면서 후폭풍이 거세다. 야3당은 거대 양당의 처사가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배제하려는 “야합”이자 “기득권 동맹”이라고 반발하고 있다. 바른미래당 손학규, 정의당 이정미 대표는 6일부터 연동형 비례제 도입을 요구하며 무기한 단식에 들어갔다.
연동형 비례제 도입은 선거제도 개혁의 핵심이란 점에서 야3당의 주장은 타당하다. 정당 득표율에 연동해 전체 의석수를 결정하는 이 제도는 국민 의사를 가장 정확히 반영하는 제도임이 분명하다. 이를 도입하면, 득표율을 웃도는 의석을 가져갔던 거대 양당은 지금보다 손해를 볼 수밖에 없다. 이해찬 민주당 대표가 최근 ‘100% 연동형 비례제’ 수용 불가 뜻을 밝힌 것도 이 때문이다. 자유한국당 역시 ‘연동형’에 명확한 찬성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상황이 이런 만큼 예산안을 빌미로 두 정당이 ‘짬짜미’했다는 야3당 주장은 귀 기울일 여지가 있다.
민주당과 자유한국당은 야3당 요구에 호응해 연동형 비례제 도입에 적극 나서는 게 옳다. 특히 ‘도농복합 선거구’ 도입을 강조할 뿐 별다른 입장 표명이 없던 자유한국당은 ‘연동형’에 대한 입장을 분명히 해야 한다. 민주당은 사실상 지난 총선과 대선 공약이었던 ‘연동형’을 더 이상 머뭇거리지 말고 강력히 추진하길 바란다.
내년도 예산안의 법정 처리 시한을 이미 넘긴 상황에서 두 정당만 합의해 예산안 국회 의결에 나선 것은 부득이한 측면이 없지 않았을 것이다. 그러나 이것이 ‘정치적 담합’이라는 의혹의 시선에서 벗어나려면, 두 거대 정당은 선거구제 개편에도 적극 나서야 한다.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을 주장하는 야3당의 요구를 이제라도 과감하게 받아들이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