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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사설

[사설] 새해 첫날 ‘장애인 통역’ 무더기로 해고한 공공기관

등록 2019-01-01 16:56수정 2019-01-01 19:35

전국공공운수노조 케이티새노조 손말이음센터지회가 지난 31일 서울 여의도 더불어민주당사 앞에서 ‘한국정보화진흥원 채용 사기 규탄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선담은 기자
전국공공운수노조 케이티새노조 손말이음센터지회가 지난 31일 서울 여의도 더불어민주당사 앞에서 ‘한국정보화진흥원 채용 사기 규탄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선담은 기자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산하기관인 한국정보화진흥원이 청각·언어 장애인의 전화 소통을 돕는 중계사들의 직접고용 전환을 앞두고 절반가량을 해고해 말썽을 빚고 있다. 공공기관에서 일어난 사달인데다 해고 과정에 의문점도 얽혀 있어 사실 규명과 시정이 필요해 보인다.

진흥원은 2005년 청각·언어 장애인을 위한 통신중계서비스(현 손말이음센터)를 시작했고, 2009년부터는 케이티(KT) 자회사인 케이티씨에스(KTcs)에 위탁 운영하고 있다. 이런 간접고용 구조에서 저임금 문제는 물론, 성폭력 사태까지 불거져 국회 국정감사장에 오르기도 했다. 급기야 중계사들과 진흥원 사이에 직접고용 전환 논의가 이뤄졌고, 34명에 이르는 중계사들은 올해 1월1일부터 진흥원의 직접고용을 기대하고 있던 터였다. 하지만 진흥원의 채용 과정을 통과한 18명만 계속 일하게 됐을 뿐 나머지는 해고 통보를 받았다. 상시·지속적 업무를 하는 공공부문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정규직으로 전환하도록 한 정부의 가이드라인 취지에 맞지 않는다. 연중무휴로 끊임없이 이어지는 중계 업무는 상시·지속적 성격을 띠고 있다는 점에서다. 해고된 노동자들의 빈자리를 지인 추천을 통한 아르바이트로 메울 예정인 것에 비춰 인력 잉여 상태였다고 보기도 어렵다.

더욱이 이들 중계사는 직접고용 전환을 앞두고 케이티씨에스로부터 사직서 제출을 요구받았으며, ‘채용 시험은 형식적인 절차일 뿐’이라는 설명을 들었다고 한다. 노동자들의 반발을 사고 있는 핵심 쟁점이다. 해고된 중계사들 중에 센터 발전 공헌자로 과기정통부 장관 표창을 받은 노동자, 10년 이상 장기 근속자, 노조 핵심 간부가 포함돼 있다는 점은 의문을 더하는 대목이다. 관할 부처나 진흥원 쪽이 사직서 제출을 요구·유도했다는 주장에 얽힌 의혹을 풀고 잘못된 일처리였다면 고쳐야 마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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