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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사설

[사설] 최저임금 결정 이원화, 사회적 갈등 줄이는 계기로

등록 2019-01-07 18:21수정 2019-01-07 19:21

전문가 위원회 공정한 구성이 관건
비정규직·중소기업 대표 참여 ‘의미’
노동계·소상공인 비판 잘 수렴해야
이재갑 고용노동부 장관(왼쪽)이 7일 오후 서울 세종로 정부서울청사에서 ‘최저임금 결정체계 개편 초안’을 발표하고 있다. 강창광 기자 chang@hani.co.kr
이재갑 고용노동부 장관(왼쪽)이 7일 오후 서울 세종로 정부서울청사에서 ‘최저임금 결정체계 개편 초안’을 발표하고 있다. 강창광 기자 chang@hani.co.kr
현행 최저임금은 고용노동부 산하 최저임금위원회의 과반수 의결로 정해진다. 노동자, 사용자, 공익 대표 각 9명씩으로 짜인 위원회는 노사 대립 탓에 파행으로 치닫기 일쑤였다. 1988년 최저임금제 시행 뒤 최저임금을 결정한 32차례 중 노·사·공 합의로 결정된 경우는 7차례뿐이다. 표결한 25차례 중에서도 노사 모두 참석한 경우는 8차례에 지나지 않는다. 정부가 최저임금 결정 방식을 바꾸기로 하고 7일 초안을 내놓은 배경의 하나다.

고용노동부가 제시한 초안의 핵심은 최저임금위원회를 ‘구간설정위원회’와 ‘결정위원회’로 이원화한다는 내용이다. 구간설정위가 최저임금 인상 폭의 상·하한선을 제시한 뒤 노·사·공 대표로 구성되는 결정위원회가 최종적으로 정하도록 한다는 것이다.

구간설정위는 노·사·정 추천에 따라 위촉된 위원 9명으로 짜이며, 상·하한 구간 설정과 함께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노동시장 영향 등을 상시적으로 점검, 분석하게 된다. 객관적인 지표를 근거로 좀 더 합리적인 가이드라인을 제시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해봄직하다. 최저임금 결정 기준으로 현행 잣대(생계비, 소득분배율, 노동생산성) 외에 사회보장급여, 경제성장률, 기업지불능력 등을 아울러 제시한 대목도 같은 맥락이다. 노·사·공 대표 15~21명으로 구성될 결정위원회에 청년·여성·비정규직, 중소·중견기업·소상공인 대표를 포함시키기로 한 것도 주목된다. 최저임금의 영향을 직접적으로 받게 되는 당사자들 의견을 더 많이 듣고 받아들이는 쪽으로 통로를 넓힌다는 점에서다. 공익위원 추천권을 정부 단독에서 국회 또는 노사와 공유하기로 한 것도 초안에 포함된 눈에 띄는 변화다.

정부가 내놓은 초안을 최저임금법에 담아 실제 적용하려면 앞으로 많은 절차를 거쳐야 한다. 초안을 바탕으로 전문가 토론회, 노사 의견 수렴, 대국민 공개토론회 같은 공론화 과정을 밟아 정부 최종안을 마련해야 하며, 이를 반영한 최저임금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해야 한다. 노사를 비롯한 이해 당사자들 의견을 충분히 듣고 의견을 수렴해야 하는 숙제를 안게 된 셈이다. 이 과정이 자칫 소홀해질 경우 노사 갈등을 되레 키울 수 있다는 점을 경계해야 한다.

최저임금 결정 방식을 바꾸기로 한 것에 노동계는 진작부터 반발해왔다. 이원화 방식이 노사 자율성을 침해하고 노·사·공 대표를 거수기로 전락시킨다는 이유에서다. 소상공인들 쪽의 반응도 흔쾌하지만은 않다. 전문가들로 구성되는 구간설정위가 기존의 공익위원들과 다를 게 없다며, 차라리 국회에서 상·하한 구간을 설정하도록 하자는 의견을 내고 있다.

노사 반응의 결이 다르지만, 결국 구간설정위 구성을 둘러싼 쟁점이 핵심임을 보여준다. 입법화 단계까지 아직 시일을 남겨둔 만큼 정부가 결정위원회 구성 방안과 함께 충분한 토론을 거쳐 사회적 갈등 요소를 최대한 줄이는 쪽으로 방향을 잡아가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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