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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사설

[사설] 재판정 대신 골프장 오간 전직 대통령의 ‘몰염치’

등록 2019-01-17 17:52수정 2019-01-17 19:05

전두환 전 대통령의 몰염치한 행각이 끝이 없다. 피고인 신분이면서 질병을 이유로 재판정엔 출석하지 않더니, 버젓이 골프장을 들락거린 사실이 이번에 드러났다. 지난해 8월 알츠하이머를 앓는다며 재판 출석을 거부할 무렵에 골프를 쳤다고 한다. 심지어 몇분 전 일을 기억하지 못한다면서 골프 스코어를 스스로 암산했다는 증언까지 나왔다. 골프를 한 게 문제가 아니라, 억지 해명과 일말의 반성도 없는 행동이 참으로 볼썽사납다. 언제까지 국민이 전씨의 이런 철면피한 모습을 지켜봐야 하는가.

전씨는 5·18 민주화운동 희생자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로 불구속 기소돼 현재 광주지법에서 재판을 받고 있다. 알츠하이머, 독감 등을 이유로 계속 법정 출석을 미루다가 지난 7일엔 법원의 구인영장까지 발부됐다. 전씨 쪽은 재판에 나오지 못하는 이유로 “2~3분 전 일을 기억 못 한다” “사람을 알아보지 못한다”는 등의 설명을 했다.

그러나 전씨는 지난해 거의 매달 강원도 ㄱ골프장에서 골프를 친 것으로 나타났다. 전·현직 골프장 직원들은 전씨가 부인 이순자씨와 함께 매달 첫째 주 목요일 이곳을 찾았고, “직접 스코어를 셌다”고 증언했다. 전씨가 알츠하이머 투병중이라 하더라도 재판에 못 나올 정도로 위중한 상태는 아니라는 방증인 셈이다. 전씨 쪽이 재판을 회피하려고 이런저런 변명을 하고 있다는 심증만 굳어진다.

전씨는 이 재판 외에도, 곧 출범하는 5·18진상규명조사위원회의 조사 대상으로 첫손가락에 꼽힌다. 또 3년 연속 고액 상습 체납자이기도 하다. 도대체 언제까지 전직 국가원수의 무법 행동을 지켜보아야 하는지 답답하기 짝이 없다.

전두환씨가 최근 겪는 이런저런 ‘고초’는 모두 전씨와 그의 측근들이 자초한 것이다. 청문회가 됐든 재판정이 됐든 전씨가 ‘역사의 단죄’를 마냥 회피할 수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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