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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사설

[사설] 아베 내각에 ‘식민지배 사죄’ 촉구한 일본 지식인들

등록 2019-02-07 18:32수정 2019-02-07 18:45

일본 지식인들이 6일 오후 도쿄 지요다에 있는 중의원 제2 의원회관에서 “식민지 지배 사죄가 한-일관계의 열쇠”라는 내용의 성명을 발표하고 있다. 왼쪽부터 다나카 히로시 히토쓰바시대학 명예교수, 우치다 마사토시 변호사, 가스야 켄이치 히토쓰바시대학 명예교수, 와다 하루키 도쿄대 명예교수, 오다가와 코코 재한피폭자문제시민회의 대표, 우츠미 아이코 게이센여학원대학 명예교수. 도쿄/연합뉴스
일본 지식인들이 6일 오후 도쿄 지요다에 있는 중의원 제2 의원회관에서 “식민지 지배 사죄가 한-일관계의 열쇠”라는 내용의 성명을 발표하고 있다. 왼쪽부터 다나카 히로시 히토쓰바시대학 명예교수, 우치다 마사토시 변호사, 가스야 켄이치 히토쓰바시대학 명예교수, 와다 하루키 도쿄대 명예교수, 오다가와 코코 재한피폭자문제시민회의 대표, 우츠미 아이코 게이센여학원대학 명예교수. 도쿄/연합뉴스
와다 하루키 등 일본 지식인 226명이 6일 3·1운동 100돌을 맞아 성명을 내어 “식민지배에 대한 반성과 사죄가 한-일 관계 발전의 열쇠”라고 밝혔다. 이번 성명은 2010년 5월 한-일 지식인의 공동성명과 2015년 7월 한국·미국·유럽 지식인 공동성명의 연장선에 있는 것으로, 한-일 관계 개선의 첫 단추를 어디서부터 끼워야 할지 정확하게 짚었다고 평가할 수 있다.

특히 두 나라 갈등이 계속 확대되는 상황에서 일본의 양심적 지식인들이 성찰의 목소리를 냈다는 점은 의미가 크다. ‘전후 외교 총결산’이란 미명 아래 역사의 수레바퀴를 거꾸로 돌리려 해온 일본의 아베 신조 내각은 마땅히 새겨듣고 동북아 외교의 새로운 지표로 삼기를 기대한다.

일본 지식인들은 성명에서, 일제의 한국 식민 지배에 대한 반성과 사죄를 표명한 1995년 ‘무라야마 담화’와 식민 지배가 한국인의 뜻에 반하여 이뤄진 것이라고 밝힌 2010년 ‘간 담화’의 계승·발전을 한-일 관계의 주춧돌로 삼아야 한다고 제언했다. 이들은 “한-일 간, 북-일 간 남은 모든 문제를 무라야마 담화와 간 담화를 바탕삼아 새로운 마음으로 성실히 협의해 해결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또 한-일 두 나라 관계의 현안이 되고 있는 위안부 문제와 강제징용 문제에 대해 “현재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고 있다. 한층 더 진지한 대처가 필요하다”고 촉구했고, 북-일 관계와 관련해선 “국교 정상화를 조속히 실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일 관계, 더 나아가 북-일 관계의 개선과 발전을 희망하는 일본 지식인들의 양심이 느껴진다.

한-일 갈등은 과거사 문제에서 최근엔 전투함의 레이더 조준 및 일본 초계기의 위협 저공비행 등 군사 분야로까지 확대되는 우려스러운 상황을 맞고 있다. 하지만 동북아 정세는 이달 말 2차 북-미 정상회담이 예고되는 등 급박하게 돌아가고 있다. 아베 내각은 이런 변화에 대응하며 동북아 평화체제 구축에 적극 동참하려는 노력이 필요한 때다.

한-일 두 나라 정부는 이들 지식인들의 진정성 있는 제언에 책임있는 자세로 응답하길 바란다. 우선 과거사를 둘러싼 갈등이 외교·안보 등 다른 분야로 확산되지 않도록 자제력을 발휘하면서 해법을 모색해나가는 게 바람직할 것이다. 우경화 경향이 뚜렷한 일본 사회에서 작지만 용기있는 목소리를 낸 지식인들의 행동에 경의를 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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