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 2·27 전당대회에 출마한 황교안 전 국무총리가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의 단초가 됐던 최순실씨 태블릿피시의 조작 가능성에 대해 “그렇게 보고 있다”고 말했다. 탄핵이 잘못됐다는 발언에 이어 국정농단 수사의 단초까지 부정한 것으로, ‘탄핵’의 시작과 끝을 모두 부인한 셈이다. 법무부 장관까지 지낸 이가 법치주의를 정면으로 거스르는 행태란 비난을 받을 만하다.
황 후보는 21일 토론회에서 최순실 태블릿피시를 질문받자 “잘못된 부분이 많다는 것을 토대로 재판이 진행되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조작 가능성에 대해선 “개인적으로 그렇다”고 답했다.
태블릿피시 조작설은 법원이 일관되게 사실이 아니라고 판결한 ‘가짜 뉴스’다. 박 전 대통령 1심 재판부는 태블릿피시가 위·변조되지 않았고, 김한수 전 청와대 행정관이 개통한 태블릿피시를 최씨가 사용했다는 게 여러 증거로 인정된다고 밝혔다. 또 변희재씨는 태블릿피시 조작설을 제기했다가 1심에서 명예훼손으로 실형을 선고받았다. 최순실씨의 동선과 태블릿피시 위치 이동이 일치하는 등 증거는 차고 넘친다.
그럼에도 황 후보가 조작설에 연연하는 건 그가 탄핵당한 정권의 마지막 총리, 즉 ‘탄핵 총리’이기 때문이다. 황 후보가 “탄핵 결정은 존중하는데 절차상 문제가 있다”는 식으로 피해 가도 결국은 탄핵을 부정하는 입장인 것이다. 그런 황 후보가 유력 후보라니 자유한국당이 ‘박근혜 시대’로 돌아가는 것 같아 안타깝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