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오피니언 사설

[사설] ‘빅딜’ 이루려면 미국의 ‘대북 제재’ 좀더 유연해져야

등록 2019-02-22 18:33수정 2019-02-22 18:54

김혁철 북한 대미특별대표가 제2차 북-미 정상회담을 엿새 앞둔 21일 베트남 하노이의 한 호텔로 들어가고 있다. 김 대표는 스티브 비건 미국  대북특별대표를 만나기 위해 이곳을 방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노이/연합뉴스
김혁철 북한 대미특별대표가 제2차 북-미 정상회담을 엿새 앞둔 21일 베트남 하노이의 한 호텔로 들어가고 있다. 김 대표는 스티브 비건 미국 대북특별대표를 만나기 위해 이곳을 방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노이/연합뉴스
미국 정부가 21일 언론을 상대로 ‘콘퍼런스콜’(전화 브리핑)을 열어 이번 북-미 정상회담과 관련한 여러 쟁점에 대한 미국의 입장을 설명했다. 미 고위당국자는 이 자리에서 비핵화와 관련해 “매우 신속하고 큼직하게 움직여야 한다”고 북한의 행동을 촉구했다. 또 백악관은 따로 자료를 내어, 북한이 비핵화를 하면 대북 투자 유치 등을 할 준비가 돼 있다고 유인책을 내놓았다. 2차 북-미 정상회담이 코앞에 다가오면서 북한을 상대로 압박과 회유의 양동작전에 나선 것으로 읽힌다.

이 당국자는 스티븐 비건 국무부 대북특별대표가 최근 스탠퍼드대에서 ‘동시적·병행적 조처’를 언급한 데 대해 “비건 대표는 단계적 조처를 말하지 않았다. 우리는 점진적 조처를 이 과정의 핵심 추동력으로 보지 않는다”고 설명했는데, 이는 단계적 해결보다 신속한 일괄타결을 원한다는 뜻으로 읽힌다. 또 이번 정상회담의 우선순위로 “모든 대량파괴무기(WMD) 및 미사일 프로그램의 동결” 등을 언급했다. ‘해체’나 ‘파괴’가 아닌 ‘동결’을 언급한 것을 놓고 “미국이 완전한 비핵화를 포기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올 수도 있다. 그러나 백악관이 북한의 ‘플루토늄과 우라늄 농축시설 해체 약속’을 상기시키며 “완전한 비핵화”를 재확인하고 있는 점 등에 비춰보면 ‘동결’을 비핵화 조처의 입구로 삼겠다는 뜻이라 해석하는 게 타당하다.

미국 당국이 이렇게 언론 설명에 나선 것은 그만큼 이번 회담에서 가시적 성과를 내겠다는 의지가 강하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상대가 있는 협상에서 의지만으로 될 일은 아니다. 미국이 북한 비핵화에 상응할 만한 조처를 내놓지 않는다면 ‘큼지막한 움직임’은 장담하기 어렵다. 백악관은 북한 비핵화를 전제로 “미국과 파트너들이 대북 투자 유치와 인프라 개선, 식량안보 증진과 그 이상의 방안을 탐색할 준비가 돼 있다”고 두루뭉술한 유인책을 제시했는데, 좀더 적극적이고 구체적인 대북제재 완화 방안을 유연하게 제시할 필요가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며칠 전 “남북 사이의 철도·도로 연결부터 남북 경제협력 사업까지 트럼프 대통령이 요구한다면 그 역할을 떠맡을 각오가 돼 있다”고 밝혔다. 미국이 국내 정치상황 때문에 직접 움직이기 어렵다면 문 대통령의 제안을 활용하는 걸 적극 검토할 때다.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오피니언 많이 보는 기사

윤석열이 연 파시즘의 문, 어떻게 할 것인가? [신진욱의 시선] 1.

윤석열이 연 파시즘의 문, 어떻게 할 것인가? [신진욱의 시선]

“공부 많이 헌 것들이 도둑놈 되드라” [이광이 잡념잡상] 2.

“공부 많이 헌 것들이 도둑놈 되드라” [이광이 잡념잡상]

‘단전·단수 쪽지’는 이상민이 봤는데, 소방청장은 어떻게 알았나? 3.

‘단전·단수 쪽지’는 이상민이 봤는데, 소방청장은 어떻게 알았나?

극우 포퓰리즘이 몰려온다 [홍성수 칼럼] 4.

극우 포퓰리즘이 몰려온다 [홍성수 칼럼]

‘영혼의 눈’이 썩으면 뇌도 썩는다 5.

‘영혼의 눈’이 썩으면 뇌도 썩는다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