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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사설

[사설] ‘세기의 담판’ 하노이 북-미 정상회담에 거는 기대

등록 2019-02-26 18:06수정 2019-02-26 19:57

한반도 냉전질서 해체 절호의 기회
1차 정상회담 성과 잇는 각론 써야
국제사회 기대에 부응 큰 결실 내길
2차 북미정상회담을 하루 앞둔 26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중국과 접경지역인 베트남 랑선성 동당역에 도착했다. 김 위원장은 전용차로 갈아타고 하노이로 향했다. 로이터 연합뉴스
2차 북미정상회담을 하루 앞둔 26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중국과 접경지역인 베트남 랑선성 동당역에 도착했다. 김 위원장은 전용차로 갈아타고 하노이로 향했다. 로이터 연합뉴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7일 베트남 수도 하노이에서 ‘세기의 담판’을 위해 마주 앉는다. 지난해 6·12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 이후 8개월 만의 재회다. 그사이 한반도는 대결의 장에서 대화의 장으로 급속히 변화했다. 그러나 아직 가야 할 길은 멀다. 북-미는 70년 적대의 역사를 청산하고 관계를 정상화하기 위한 장도의 출발선을 막 떠났을 뿐이다. 한반도 비핵화와 새로운 북-미 관계 구축의 구체적인 이행 계획서를 만들어야 할 임무가 두 정상의 어깨에 놓여 있다. 여기서 어떤 결과가 나오느냐에 따라 한반도 정세와 북-미 관계가 급진전하느냐 미끄러지느냐가 갈린다. 2차 북-미 정상회담이 냉전 질서를 종식하는 절호의 기회가 되기를 간절히 바란다.

하노이 도착 전부터 두 정상은 이번 회담에 대한 기대감을 키웠다. 북한의 공식 매체는 김 위원장의 베트남행을 신속히 보도한 데 이어 이례적으로 주민들의 반응을 잇따라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도 “엄청난 회담을 하게 될 것”이라며 “매우 생산적인 회담을 고대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과제는 만만치 않다. 1차 정상회담은 만남 자체로 냉전 잔재 해체를 향한 큰 발걸음이었지만, 이번에는 훨씬 더 구체적인 성과물을 만들어내야 한다. 지난해 ‘싱가포르 공동성명’에서 두 정상은 새로운 북-미 관계 수립, 한반도의 항구적 평화정착,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라는 포괄적 목표에 합의했다. 이번 정상회담에서는 1차 정상회담에서 나온 총론적 선언을 구체적 각론으로 발전시켜야 할 것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베트남 하노이에서 2차 북미정상회담을 하기 위해 25일(현지시각) 워싱턴DC 인근 앤드루스 공군기지에서 대통령 전용기 ‘에어포스원’에 탑승하며 손을 흔들고 있다.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베트남 하노이에서 2차 북미정상회담을 하기 위해 25일(현지시각) 워싱턴DC 인근 앤드루스 공군기지에서 대통령 전용기 ‘에어포스원’에 탑승하며 손을 흔들고 있다. 연합뉴스
가장 큰 관심사는 ‘북한의 비핵화 실행 조처와 미국의 상응조처가 어떤 조합으로 이루어지느냐’라고 할 수 있다. 북한은 이미 ‘미국의 상응조처에 따라 영변 핵시설의 영구 폐기’를 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미국은 여기에 더해 추가적 조처를 요구하고 있다. 지난 21일 미국 고위 당국자는 미국이 ‘핵과 미사일 프로그램의 동결’을 원하고 있음을 내비쳤다. 만약 북-미가 여기까지 합의한다면, 지난 30년의 북-미 협상에서 한번도 가본 적 없는 영역에 들어선다고 할 수 있다.

물론 이런 광폭의 진전을 이뤄내려면 미국의 상응조처도 그만큼 높은 수준이어야 한다. 미국은 종전 선언과 상호 연락사무소 개설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이 두 의제는 큰 이견이 없는 한 합의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 하지만 북한이 경제제재 완화를 강력하게 요구하고 있는 이상, 이 분야에서 미국의 양보가 없다면 북한의 호응을 얻어내기는 쉽지 않다. 여기서 미국이 과감한 발상의 전환을 한다면 북-미가 서로 통 크게 주고받는 대타협을 이룰 가능성은 그만큼 높아진다고 할 수 있다. 나아가 북한과 미국 사이에 비핵화 완수와 북-미 관계 정상화의 로드맵과 시간표가 큰 틀에서 합의된다면, 이번 하노이 정상회담은 중대한 진전으로 평가받을 수 있을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 모두 이번 회담에서 실질적 성과가 절실하게 필요한 상황이다. 김 위원장은 올해 신년사에 ‘반드시 국제사회가 환영하는 결과를 만들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도 이번 회담에 큰 기대를 걸고 있음을 여러 차례 밝혔다. 두 정상이 공언한 대로 이번 회담에서 냉전 종식과 한반도의 평화·번영을 바라는 전세계의 기대에 부응하는 큰 결실을 만들어낼 수 있기를 기대해 마지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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