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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사설

[사설] 한-미의 ‘키리졸브·독수리훈련’ 종료 환영한다

등록 2019-03-03 18:00수정 2019-03-03 19:10

미국의 전략무기인 핵추진 항공모함 존 C. 스테니스호가 해군 부산작전기지에 입항하고 있다. 키리졸브 한미연합훈련에 참가하는 존 C. 스테니스호(배수량 10만3천t)는 호넷(F/A-18) 전투기, 프라울러(EA-6B) 전자전기, 호크아이(E-2C) 조기경보기 등 항공기 80여대를 탑재하고 있다. 부산/ 김봉규 선임기자 bong9@hani.co.kr
미국의 전략무기인 핵추진 항공모함 존 C. 스테니스호가 해군 부산작전기지에 입항하고 있다. 키리졸브 한미연합훈련에 참가하는 존 C. 스테니스호(배수량 10만3천t)는 호넷(F/A-18) 전투기, 프라울러(EA-6B) 전자전기, 호크아이(E-2C) 조기경보기 등 항공기 80여대를 탑재하고 있다. 부산/ 김봉규 선임기자 bong9@hani.co.kr
한국과 미국이 해마다 실시해온 연합 군사훈련인 ‘키리졸브 연습’과 ‘독수리 훈련’을 올해 종료하기로 했다. 양국 국방장관은 2일 전화통화를 하고 두 훈련을 종료한 뒤 새 이름으로 축소해 시행하기로 했다고 국방부가 3일 밝혔다. 지난달 28일 2차 북-미 정상회담이 합의 없이 끝난 직후 양국이 신속히 이런 결정을 내린 건 매우 고무적이다. 북-미 간 기류가 불투명한 상황에서 북핵 해결을 위한 한-미의 외교 노력이 지속될 것이란 점을 명확히 표명했기 때문이다.

한-미 양국이 미묘한 정세 속에서 주도적으로 나서 공세적·대결적 군사훈련을 자제하기로 한 건 의미가 매우 크다. 키리졸브는 1976년 시작된 ‘팀스피릿 훈련’이 시초로 그동안 독수리훈련과 통합돼 실시해왔는데, 매번 북한의 반발을 샀다. 양국은 키리졸브는 ‘동맹’이란 이름으로 대체해 일정을 대폭 줄였고, 독수리 훈련은 명칭 없이 대대급 규모로 연중 실시하기로 했다. 미군 전략무기의 한반도 전개도 계속 중단될 전망이라고 한다. 군사적 대비 태세를 유지하면서도 대화 분위기를 이어가기 위한 적절한 조처로 평가된다. 다만, 한-미 연합방위능력이 현저히 약화되지 않도록 신중히 접근할 필요는 있다.

이번 결정은 미국이 하노이 회담 실패에도 불구하고 북한과 대화로 문제를 풀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는 점에서도 주목된다. 하노이 회담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핵실험과 미사일 시험발사 영구 중단 용의를 밝혔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한-미 군사훈련 재개에 대해 “오래전에 포기했다”고 말했다. 대규모 한미연합훈련 중단과 북한의 핵·미사일 실험 중단이 대화 유지의 기본 토대라는 두 정상의 인식이 이번 조처로 거듭 확인된 셈이다.

남북한과 미국은 앞으로 대화 모멘텀을 살리기 위한 노력을 다각도로 펼쳐야 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2일 하노이 회담은 실패가 아니라며 “우리는 지난 며칠 많은 것을 배웠다”고 했고, 북한 <노동신문>은 “서로 지혜와 인내를 발휘한다면 관계를 획기적으로 발전시켜 나갈 수 있다”는 김 위원장 말을 전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4일 국가안전보장회의를 열어 하노이 회담 이후 대응방안을 논의한다. 남북한과 미국이 하노이의 실패를 교훈 삼아 좀더 밀도있는 협상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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