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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사설

[사설] 청와대, ‘검증 실패’ 아니라고 항변할 때인가

등록 2019-04-02 18:24수정 2019-04-02 18:51

윤도한 국민소통수석이 1일 청와대 춘추관에서 브리핑을 하고 있다. 청와대 사진기자단
윤도한 국민소통수석이 1일 청와대 춘추관에서 브리핑을 하고 있다. 청와대 사진기자단
청와대가 장관 후보자 인사검증 부실에 따른 책임론을 피하기 위해 국민 정서와는 동떨어진 해명을 내놓고 있다. 장관 후보자 2명이 낙마한 데 따른 겸허한 반성과 대책을 강구해도 모자랄 시점에 청와대 고위 관계자가 인사검증 과정에서 “특별한 문제가 파악된 것이 없다”고 하는 건 오히려 논란을 키우는 일이다. 청와대의 자성과 면밀한 대책 마련을 촉구한다.

윤도한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1일 인사검증 부실에 따른 조국 민정수석과 조현옥 인사수석 문책론에 대해 “문제가 파악된 게 없고, 특별한 조치도 없다”고 말했다. 윤 수석은 “후보자가 지명되는 상황까지는 문제 되는 게 없었던 것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이는 전날 최정호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와 조동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후보자가 낙마하자 “국민 눈높이를 맞추는 데 미흡했다”고 자세를 낮춘 것과는 전혀 다르다. 인책론을 모면하려고 ‘뭐가 문제냐’는 식으로 항변한 것처럼 비친다. 국민 판단과 동떨어지고, 책임있는 자세라고 말하기도 어렵다.

특히 낙마한 두 후보자 검증에 문제가 없었다는 인식은 안일하기 짝이 없다. 윤 수석은 최 전 후보자의 다주택 논란과 관련해 “주택 세 채를 보유했다는 것 자체가 국민 정서에 맞지 않는지 이론의 여지가 많다”고 했다. 최 후보자의 낙마 이유는 집을 여러 채 보유해서가 아니라, 서민 주거안정을 책임질 주무 장관으로서 부적합했기 때문이다.

조 전 후보자 아들의 포르셰 승용차 논란에 대해서도 윤 수석은 “외국에 있으니 외제차를 탔을 것” “검증 기준을 놓고 보면 판단하기 어려웠을 것”이라고 말했다. 조 후보자의 낙마 이유가 아들 승용차 때문만은 아니지만, 이 문제 역시 일반 국민들이 곱게 보기엔 어려운 것임에 틀림없다. 두 후보자 모두 국민 눈높이로 보면 ‘검증의 실패’라고 할 수밖에 없다.

윤 수석은 2일 “인사검증 시스템을 손질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기회에 공직후보자 인사 배제 7대 기준을 더 엄격히 바꾸고, 관련 업무에 따라 탄력적으로 적용할 필요가 있겠다. 이와 함께 적절한 시기에 인사검증 라인의 전반적인 쇄신을 검토하는 것도 방법이다. 집권 2년이 되도록 인사검증 문제가 끊이지 않는 이유가 무엇인지 살펴서 근본 대책을 강구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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