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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사설

[사설] 막말 비판이 ‘민노총 언론 탓’이라는 나경원의 궤변

등록 2019-05-17 18:13수정 2019-05-17 19:05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17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강창광 기자 chang@hani.co.kr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17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강창광 기자 chang@hani.co.kr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17일 자신의 ‘달창’ 발언과 김현아 원내대변인의 ‘한센병’ 발언에 대한 비판을 두고 “민노총이 장악한 언론과 더불어민주당 정보원이 있다는 네이버의 공동작품”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전체주의의 시작이자 표현의 자유 탄압”이라고까지 했다. 막말에 대한 비판 보도를 ‘언론·포털의 의도적 공격’, ‘전체주의적 탄압’으로까지 해석한 것인데 어처구니없는 궤변이다. 막말을 반성하고 자숙하지는 못할망정 허무맹랑한 논리로 남 탓만 해선 안 된다.

나 원내대표는 ‘달창’ 발언과 관련해 “방송, 신문, 포털이 극우 막말 프레임을 씌웠다”고 했다. ‘달창’은 문재인 대통령의 열성 지지자들을 속되게 이르는 표현으로, 여성 혐오 성격이 짙다. 나 원내대표가 정치적 반대자들을 향해 여성 비하적 표현으로 수치심과 혐오감을 불러일으킨 것이다. 발언 3시간 만에 사과한 건 심각성을 깨달았기 때문일 것이다. 그런데도 이제 와서 언론 탓을 하고, 표현의 자유 운운하는 건 적반하장이다.

김 원내대변인은 문 대통령을 ‘한센병’에 빗댄 발언에 대해 “환우와 가족분들께 심려를 끼쳤다”고 사과했다. 대통령을 비판하는 건 자유지만, 특정 병력으로 표현하는 건 해당 환우들이나 대통령에게 상처가 될 수 있다. 김 원내대변인이 사과까지 했음에도 나 원내대표가 언론의 의도적 공격이라고 하는 건 앞뒤가 맞지 않는다. 이정미 정의당 대표가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를 비판하면서 “사이코패스”라고 한 것도 적절치 않다.

‘민노총이 장악한 언론’이란 표현도 심각하다. 상당수 언론사에 민노총 소속 노조가 있지만 이들 언론의 보도와 논조는 노조와는 별개다. 이 발언은 언론인들의 양심과 명예를 훼손하는 망언에 해당한다. 포털에서 막말에 대한 비판 댓글 등이 많다고 해서 ‘민주당 정보원’ 운운하는 것도 억지스럽다. ‘전체주의의 시작, 표현의 자유 탄압’ 역시 견강부회다. 저항을 폭력으로 짓밟는 전체주의와, 사회적 합의를 벗어나는 막말에 대한 비판은 전혀 다르다. 막말 비판을 권력이 사주한 탄압이라고 하는 건 과대망상에 가깝다.

나 원내대표는 막말을 방어하려다 수준 이하의 현실 인식을 고스란히 드러냈다. 도대체 어디까지 추락할 셈인가. 나 원내대표가 제1야당 원내대표로서 책임의식과 균형감각을 갖춘 성숙한 모습을 보이길 거듭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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