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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사설

[사설] 북은 대남 압박 거두고, 남도 북쪽 사정 헤아리길

등록 2019-07-28 18:03수정 2019-07-28 19:07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한미 군사연습과 남측의 신형군사장비 도입에 반발해 지난 25일 신형전술유도무기의 ''위력시위사격''을 직접 조직, 지휘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26일 보도했다. 평양 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한미 군사연습과 남측의 신형군사장비 도입에 반발해 지난 25일 신형전술유도무기의 ''위력시위사격''을 직접 조직, 지휘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26일 보도했다. 평양 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북한이 25일 단거리 탄도미사일을 발사한 뒤 연일 남쪽을 향해 압박성 발언을 이어가고 있다. <노동신문>은 28일 한-미가 지난달 실시한 각종 훈련을 나열하며 남북관계를 파국으로 떠미는 ‘용납 못할 군사적 도발’이라고 비난했다. ‘한-미 연합훈련의 전면적·영구적 중단만이 남북관계 개선과 한반도 평화보장의 선결조건’이라는 주장도 했다. 앞서 27일에는 대외 선전용 웹사이트 <려명>을 통해 한-미 연합훈련을 ‘침략훈련’이라고 규정하며 강도 높은 비난을 내놨다. 지난해 이후 조성된 한반도 평화 분위기에 어울리지 않게 압박 발언의 수위가 지나치게 높다.

물론 북한이 처한 사정을 이해 못할 바는 아니다. 북쪽이 인민군 부대까지 총동원하며 경제 건설에 몰두하고 있는 판에, 남쪽이 한-미 연합훈련을 계속하고 스텔스 전투기 F-35A를 대거 도입하는 데 대해 북한 군부의 위기감이 큰 것으로 알려져 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미사일 발사 직후 문재인 대통령을 향해 ‘지난해 판문점선언과 평양공동선언의 자세를 되찾으라’고 ‘권언’한 것은 그런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하지만 사정이 그렇더라도 남쪽을 향해 위협적 언사를 남발하는 것은 북쪽에 대한 의구심을 키울 뿐이다.

정부도 무대응으로만 일관할 것이 아니라 북쪽의 처지를 헤아리는 자세 변화를 보여줄 필요가 있다. 북한이 반발하는 8월 한-미 연합지휘소훈련(19-2 동맹)은 여러 사정상 연기하거나 중단하기는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이 훈련은 전시작전통제권 이양을 위한 첫번째 훈련이라는 점에서 한국군에는 중요하다. 이런 사정을 고려해 훈련을 예정대로 하더라도 북한을 자극할 수 있는 요소들은 줄이는 방안을 찾을 필요가 있다. 이번 훈련의 성격을 북쪽에 잘 전달해 불필요한 마찰이 커지는 것을 막는 것도 고려해야 한다.

지금 국면은 남과 북 모두에 역지사지의 자세가 필요한 때다. 북쪽은 남쪽을 압박하는 발언을 삼가고 남쪽도 북쪽을 이해하는 아량을 보여야 한다. 더 중요한 것은 북-미 비핵화 협상 재개의 계기를 만드는 것이다. 다행히 북한은 미국에 대한 비난을 삼가고 있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도 북한의 미사일 발사에 괘념치 않는다고 밝혔다. 8월 중에라도 협상이 재개될 수 있도록 남·북·미 모두 뜻을 모아야 한다. 남북 사이 긴장 완화는 그런 분위기를 만들기 위한 첫걸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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