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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사설

[사설] 미 국방 ‘호르무즈 파병’ 요청, 신중히 결정해야

등록 2019-08-09 18:21수정 2019-08-09 19:09

정병두 장관과 마크 에스퍼 장관이 9일 국방부 청사에서 한-미 국방장관 회담에 앞서 손을 맞잡고 있다. 2019.8.9 공동취재 사진
정병두 장관과 마크 에스퍼 장관이 9일 국방부 청사에서 한-미 국방장관 회담에 앞서 손을 맞잡고 있다. 2019.8.9 공동취재 사진
방한 중인 마크 에스퍼 미국 국방장관이 9일 한-미 국방장관 회담에서 호르무즈해협 안전을 위한 국제협력의 필요성을 설명했다고 한다. 미국이 최근 군사적 긴장이 고조되고 있는 호르무즈해협을 지나는 유조선을 보호하기 위해 ‘다국적 호위 연합체’ 구성을 추진하고 있는데, 한국도 여기에 병력을 파견해 달라고 요청한 셈이다. 호르무즈해협은 국내 수입 원유의 70% 이상이 지나는 중요한 해상로여서 이곳의 안전은 우리 경제에도 핵심적 이해가 걸린 문제다. 하지만 파병은 국제사회의 여론과 동향, 군사적 충돌 가능성, 이란과의 관계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신중히 결정하는 게 바람직하다.

미국의 이번 파병 요청은 명분이 약하다. 애초 이번 사태의 원인 제공자는 미국이다. 미국은 지난해 이란과의 핵 합의를 일방적으로 파기했고, 이란이 반발하자 호르무즈해협과 페르시아만 주변에 항공모함 등을 파견했다. 그 결과 미국과 이란 간 군사적 긴장이 고조되자 “해상로를 보호해야 한다”며 우방들에게 파병을 요청한 것이다. 미국은 결자해지 차원에서 긴장 완화를 위해 이란과 외교적 교섭에 나서는 게 먼저일 것이다. 그렇지 않은 상황에서 한국이 미국 주도의 호위 연합체에 가담하는 것은 자칫 미국과 이란의 분쟁에 휘말릴 우려가 있다.

현재 미국의 요청을 받은 유럽과 아시아 국가들은 조심스럽게 접근하고 있다. 독일은 참여를 거부했고 일본은 페르시아만 바깥에서 군사지원을 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한다.

호르무즈해협은 지난 5월과 6월 두 차례 유조선 몇 척이 피격돼 안전 우려가 제기됐으나, 그 후론 별다른 사고 없이 급박한 상황은 아닌 것으로 알려졌다.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은 며칠 전 국회에서 “우리의 필요에 의해 파병 여부를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정부는 국제사회 움직임을 지켜보며 우리의 국익을 우선해서 신중하게 검토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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