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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사설

[사설] 한일·한반도 격랑 속 되새기는 ‘DJ의 평화 정신’

등록 2019-08-18 18:04수정 2019-08-18 19:13

김대중 대통령과 오부치 게이조 일본 총리가 1998년 10월 일본 도쿄에서 정상회담을 하고 있다. <한겨레> 자료사진
김대중 대통령과 오부치 게이조 일본 총리가 1998년 10월 일본 도쿄에서 정상회담을 하고 있다. <한겨레> 자료사진
18일로 김대중 전 대통령 10주기를 맞았다. 여야 정치인들이 오랜만에 한목소리로 추모하는 장면이 낯설 정도로 시국은 팍팍하지만 그만큼 김 전 대통령이 남긴 족적은 뚜렷하다. 문재인 대통령은 페이스북에 “역사를 두렵게 여기는 진정한 용기를 되새긴다”며 “국민과 함께 평화와 번영의 한반도를 꼭 보여드리겠다”고 다짐하는 글을 올렸다. 이날 서울현충원에서 열린 추도식에선 문희상 국회의장을 비롯해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이낙연 국무총리 등 여권 인사들뿐 아니라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도 “김 전 대통령의 큰 뜻을 따르는 일에 우리 모두가 하나 되길 진심으로 바란다”고 추모사를 했다.

김 전 대통령은 한반도 평화와 민주주의 진전에 커다란 자취를 남겼다. 19년 전 사상 첫 남북정상회담과 6·15 공동선언으로 첫발을 내디딘 한반도의 평화·화해 기류는 곡절은 있었지만 이후 3차례의 남북정상회담과 북-미 정상회담에 이은 남·북·미 정상의 판문점 회동으로 거스를 수 없는 대세가 돼가고 있다. 최근 북한의 미사일 발사 등으로 지체되곤 있으나 큰 틀에서 한반도 평화와 비핵화를 향한 발걸음은 계속되고 있다. 금강산과 개성공단은 열리지 않고 있지만 남북은 군사합의로 긴장완화에도 한 단계 진전을 이뤄놓았다. 국내외 냉전 기득권 세력은 여전히 훼방을 놓고 있으나 국민들도 이제는 그런 퇴행에 쉽게 흔들리지 않는다. 다만 평화를 제도로 정착시키기까지는 아직 갈 길이 많이 남았다. 김 전 대통령이 보여준 끈기와 지혜를 되새겨야 할 때다.

한-일 관계가 ‘경제전쟁’을 방불케 하는 요즘 21년 전의 ‘김대중-오부치 선언’을 되돌아보게 한다. 일본 총리의 과거사 공식 ‘사죄’와 일본 대중문화 개방으로 상징되는 당시의 ‘한-일 파트너십 공동선언’은 한-일 관계를 한 단계 끌어올린 획기적 선언으로 평가받았다. 김 전 대통령 비서실장 출신인 김한정 민주당 의원이 <한겨레> 인터뷰에서 밝혔듯 “아베로 대표되는 일본 극우 정치세력이 오부치·고이즈미 때 이뤄놓은 성과를 다 깨부순 것”이 오늘날 ‘전쟁’의 근본 원인임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일본회의’ 등 일본의 극우 세력은 중국의 부상과 북한 핵을 빌미로 과거사 ‘사죄’를 뒤집고 역사교과서를 뜯어고치며 ‘전쟁할 수 있는 나라’를 향해 개헌까지 밀어붙이고 있다.

‘서생적 문제의식’과 ‘상인적 현실감각’으로 반 발짝씩 앞으로 나가자고 했던 김 전 대통령의 경륜과 지혜가 더욱 절실한 요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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