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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사설

[사설] ‘조국 블랙홀’ 빠진 정기국회, 이대로는 곤란하다

등록 2019-09-26 18:28수정 2019-09-26 19:03

조국 법무부 장관이 26일 오후 정치 분야 대정부질문이 열린 국회 본회의에서 입가를 만지고 있다. 강창광 기자 chang@hani.co.kr
조국 법무부 장관이 26일 오후 정치 분야 대정부질문이 열린 국회 본회의에서 입가를 만지고 있다. 강창광 기자 chang@hani.co.kr
정기국회가 26일 대정부질문을 시작으로 본격 활동에 들어갔지만 온통 조국 법무부 장관 논란에 휩싸이며 비정상 상태로 빠져들고 있다. 특히 보수야당들은 정치 분야 질문에서 조 장관을 상대로 전방위적인 사퇴 공세를 펴면서 마치 ‘제2의 조국 청문회’를 방불케 했다. 각종 경제·민생 입법을 다루고 예산을 심의해야 할 국회가 이른바 ‘조국 블랙홀’에 빠져든 형국이다. 국회에서 정치적 공방이 벌어지는 건 피할 수 없지만, 그래도 본연의 임무까지 망각해선 곤란하다.

주광덕 자유한국당 의원의 질의 과정에서 조국 장관이 검찰의 자택 압수수색 때 현장의 검사 팀장과 통화한 사실이 드러났다. 경위야 어찌 됐든 부적절한 행동으로 보인다. 자유한국당은 “검찰청법을 위반한 직권남용”이라며 크게 문제삼을 태세지만, 당황한 조 장관 부인이 전화를 건네주어 급작스레 통화한 사정 등을 고려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권성동 자유한국당 의원은 조 장관이 태광그룹으로부터 장학금을 받아 미국 버클리대에 유학한 사실을 거론하면서 “횡령·배임 혐의를 받는 이호진 전 태광 회장의 보석을 선처하는 탄원서에 서명한 건 언행 불일치 아니냐”고 추궁했는데, 조 장관은 “인간적 도리였을 뿐 무죄를 주장하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대정부질문을 보면, 마치 지금 한국엔 조 장관 논란 말고 다른 이슈는 없는 것 같은 착각이 들 정도다.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은 처음부터 끝까지 조 장관 가족 관련 의혹만을 집중 제기했다.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은 검찰 수사의 문제점을 지적하며 검찰개혁 필요성을 역설했다.

야당은 ‘조국 공세’에만 골몰할 게 아니라 ‘국회가 할 일은 한다’는 자세로 접근하길 바란다. 야당이 지금처럼 한다면 앞으로 남은 대정부질문은 물론이고 국정감사와 상임위 등 정기국회 전체가 온통 조 장관 논란으로 도배될 게 불 보듯 뻔하다. 자유한국당은 국정조사와 해임 건의안을 추진하는 한편 대규모 장외집회도 계획하고 있다고 한다. 그렇게 정기국회를 ‘조국 공격’의 장으로만 활용하려 들면 오히려 역풍이 불 수 있음을 인식해야 한다. 투쟁을 할 때 하더라도 입법과 예산 심의라는 국회 본연의 임무를 망각해선 안 된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조국 사태’가 너무 장기화하지 않도록 민의를 수렴하고 공론을 모으는 일을 게을리해서는 안 된다. 하루빨리 ‘조국 블랙홀’에서 빠져나올 수 있도록 다각도의 방안을 찾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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