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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사설

[사설] 아직도 이런 ‘성차별 교재’로 공부하는 대학 현실

등록 2019-10-20 18:12수정 2019-10-20 21:10

서울대 정문. <한겨레> 자료사진
서울대 정문. <한겨레> 자료사진

서울대의 외국어 교양수업 교재가 성차별적인 내용을 담고 있어 학생들의 반발을 사고 있다고 한다. 지난해부터 우리 사회에 ‘미투’ 열풍이 거세게 일면서 특히 대학 사회의 성희롱, 성차별 문화에 대한 거센 비판과 자정 작업이 이뤄져왔는데, 아직도 이런 내용의 교재가 활용된다는 현실이 창피하기 그지없다.

서울대 학생들에 따르면, 이번 학기 중어중문학과가 개설한 ‘중국어회화2’ 수업 교재에 ‘억지 부리는 것은 여자들의 특권이다’라는 제목으로 두 남성이 나누는 대화 내용이 중국어 지문으로 실려 있는데, 우선 제목부터가 여성을 비하하는 내용이 아닐 수 없다. 직장 선배가 후배를 위로하는 상황에서 “여자들은 체면을 가장 중시한다” “여자들은 다 그러니까 네가 사과하라”라고 말하는 대목도 대단히 부적절하다. 다른 대화에선 “우리 사무실에는 상냥한 미녀가 부족하다”는 등의 표현이 나온다는데, 도대체 지금이 어느 때인데 이런 내용의 교재를 버젓이 대학 강의에 사용하고 있는 건지 한심할 따름이다.

이 교재는 서울대가 직접 개발한 건 아니고 일반 교재를 수업에 채택한 것이라고 한다. 그렇다고 해서 시대착오적 성차별 의식을 담은 교재를 사용하는 것에 면죄부가 될 수는 없다. 서울대는 교재를 회수하고, 다른 교재들에서도 성평등 인식이 제대로 관철되고 있는지 면밀히 살펴야 한다. 이번 일은 대학 사회의 그릇된 성 의식이 얼마나 무의식적으로 퍼져 있는지를 보여주는 작지만 상징적인 사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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