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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사설

[사설] 북-미, 이젠 마주 앉아 대타협 모색할 때다

등록 2019-11-18 18:31수정 2019-11-19 02:40

지난 2월27일 하노이에서 정상회담을 시작하면서 악수하는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 하노이/AFP 연합뉴스
지난 2월27일 하노이에서 정상회담을 시작하면서 악수하는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 하노이/AFP 연합뉴스

한-미 국방장관이 연합공중훈련 연기를 전격 발표한 데 이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향해 ‘빠른 행동을 통한 합의’를 직접 촉구하고 나섰다. 지난달 스톡홀름 비핵화 실무협상 결렬 뒤 멈춰 서 있던 북-미 비핵화 협상 시계가 다시 돌아갈 수 있을지 주목된다.

눈길을 끄는 것은 미국의 신속한 반응이다. 정경두 국방부 장관과 마크 에스퍼 미국 국방장관이 17일 연합공중훈련 연기를 발표한 지 10시간 만에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 위원장을 향해 트위트를 올렸다. 내용도 적극적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나는 당신이 있어야 할 곳에 데려다줄 수 있는 유일한 사람”이라며 “빨리 움직여 합의를 이뤄야 한다”고 협상 재개를 촉구했다. ‘서두르지 않는다’는 말을 입에 달고 살던 트럼프 대통령에게서 이런 말이 나온 것은 이례적이다. 미국도 여유가 많지 않다는 방증이다. “곧 만나자”는 트럼프 대통령의 말에서는 3차 정상회담에 대한 기대감도 묻어난다. 북한 국무위원회 대변인 담화에서부터 트럼프 대통령의 트위트까지 지난 며칠간 이어져온 ‘간접 대화’ 흐름을 볼 때 북·미가 조만간 다시 만날 가능성이 커진 것은 분명해 보인다.

하지만 실무협상이 재개되더라도 북·미 사이에 치워야 할 걸림돌은 여전히 많다. 김계관 외무성 고문은 18일 “대화의 끈을 놓고 싶지 않다면 우리를 적으로 보는 정책부터 철회할 결단을 내려야 한다”고 밝혔다. 미국이 제재 완화를 포함해 북한을 설득할 카드를 들고 와야만 비핵화 문제를 다룰 수 있다는 말이다. 이 국면에서 중요한 것은 미국의 태도다. 실무협상이 또다시 결렬로 끝나지 않으려면 미국은 이제까지 보였던 것보다 훨씬 더 진지한 태도로 협상장에 나와야 한다. 하노이 정상회담 때처럼 북한에 일방적 양보를 요구했다간 협상이 원점으로 돌아갈 수 있다. 북한도 스스로 정한 원칙에만 매달리지 말고 유연성을 발휘해 대타협을 이루겠다는 자세를 보여야 한다. 북·미 양쪽에 지금 필요한 것은 상대의 입장과 처지를 헤아리는 자세다.

북한이 제시한 비핵화 협상의 ‘연말 시한’이 50여 일밖에 남지 않았다. 김명길 북한 외무성 순회대사는 며칠 전 ‘미국이 12월 중에 만나자고 제안했다’고 밝힌 바 있다. 사전 조율이 순조롭게 이뤄진다면 다음달 안으로 북-미 협상 대표들이 마주 앉을 가능성이 크다. 이 기회를 놓쳐선 안 된다. 북·미 모두 이번이 마지막이라는 각오로 타협의 정신을 발휘해 대전환의 계기를 만들어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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