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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사설

[사설] “북-미 정상회담 자제” 나경원, 어느 나라 의원인가

등록 2019-11-28 19:20수정 2019-11-29 02:38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28일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장에 입장하고 있다. 김경호 선임기자 jijae@hani.co.kr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28일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장에 입장하고 있다. 김경호 선임기자 jijae@hani.co.kr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내년 4월 총선 전 북-미 정상회담을 열지 말라고 미국에 요청한 것으로 나타나 논란이 일고 있다. 제1야당 원내대표가 국익은 물론 한반도 미래와 관련된 중대한 외교·안보 사안을 선거 유불리로 재단해 가로막고 나선 건 매우 부적절하다.

나 원내대표는 27일 “지난 7월 존 볼턴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방한 때 총선 직전 북-미 정상회담이 열리는 것에 대한 우려를 전달한 건 맞다”고 밝혔다. 최근 3당 원내대표 미국 방문 때 나 원내대표가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특별대표에게 북-미 정상회담을 열지 말 것을 요청했다는 논란이 일자, 이를 부인하며 한 해명이다. 지난 7월에, 그것도 북-미 정상회담 ‘자제’가 아닌 ‘우려’를 표명했으니 문제될 게 없다고 나 원내대표는 말하는데, 참으로 어처구니가 없다.

북-미 정상회담은 북핵 문제 해결과 남북관계에 중차대한 영향을 끼친다. 한반도에서 전쟁의 위험을 제거하고 평화를 정착시킬 수 있는 기회일 뿐 아니라, 개성공단과 금강산 관광 등 남북관계 개선에도 돌파구를 열 수 있는 매우 중요한 사안이다. 책임있는 정치인이라면 당파적 이해나 여야를 떠나 국익을 우선해야 마땅한 일이다. 그런데도 나 원내대표는 28일 “문재인 정권에 속아 엉뚱한 시점에 정상회담을 열지 말라고 미국 당국자에게 진실을 말해준 것”이라며 “제가 틀린 말 했냐”고 되레 큰소리를 쳤다고 한다. 경솔하고 무책임한 언행을 반성해도 모자랄 판에, 자기 합리화에 급급한 태도는 몹시 실망스럽기 짝이 없다.

나 원내대표 발언은 선거 승리를 위해 북한을 끌어들인 ‘총풍’ ‘북풍’ 등 과거 보수 정권의 악행을 떠올리게 한다. ‘평화 방해자’를 자처하고 나선 그에게 어느 나라 국회의원인지 묻고 싶다. 미국에 이런 요청을 하는 것 자체가 사대주의의 표현 아니겠는가. 나 원내대표는 부끄러움을 알고, 국민에게 당장 사과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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