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28일 오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대응 의료기관인 서울 중구 국립중앙의료원에서 고임석 대응TF 팀장의 설명을 듣고 있다. 청와대 제공
중국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사태로 한국을 포함한 전세계 증시가 동반 폭락하는 등 직격탄을 맞았다. 홍남기 경제부총리는 28일 긴급 경제장관회의에서 “연초 경기 반등에 영향을 줄까 우려스럽다”고 털어놨다. 정부는 적극적인 대응으로 경제에 악영향이 없도록 만전을 기해야 한다.
이번 사태에 대한 불안감이 높아지며 미국·유럽 등 세계 증시는 2% 전후로 동반 폭락했다. 한국은 코스피와 코스닥이 3% 이상 동반 급락해 충격이 더 컸다. 달러 대비 원화 환율도 9.2원이나 껑충 뛰며 금융시장이 요동쳤다.
충격이 아직 실물경제로 본격 확산할 기미는 안 보이지만, 방심은 금물이다. 당장 중국인 관광객이 크게 줄며 여행·관광·유통 등 관련 업계에 타격이 예상된다. 중국 내 한국 기업들도 춘절 연휴를 맞아 일시 멈췄던 공장을 재가동하지 않고, 주재원을 귀국시키는 등 ‘비상체제’에 들어갔다.
과거 사스·메르스 사태 때도 성장률이 곤두박질치는 등 쓰라린 경험을 한 바 있다. 사스 때인 2003년 1·2분기 성장률은 각각 -0.7%와 -0.2%로, 2분기 연속 뒷걸음쳤다. 메르스 때인 2015년 2분기에도 성장률이 0.2%로 떨어졌다. 그해 외국인 관광객은 200만명 이상 급감했다. 한국 경제의 중국 의존도가 높아진 상황에서 우려는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
한국 경제는 지난해 성장률이 2%에 ‘턱걸이’했다. 올해는 미-중 무역갈등 완화와 반도체 회복 등에 힘입어 경기반등을 기대했으나, 돌발 악재로 ‘비상등’이 켜졌다. 정부는 208억원의 방역예산을 신속히 집행하고, 필요하면 목적 예비비 2조원도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또 홍 부총리는 “파급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대책회의를 신속하게 자주 열겠다”고 적극적인 자세를 보였다.
정부는 메르스 때 안이한 대응으로 우왕좌왕하다가 피해를 더욱 키운 경험을 반면교사로 삼아야 한다. 이번에는 정신을 바짝 차려 ‘골든타임’을 놓치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한다. 초기부터 금융시장의 안정, 실물경제 파급 최소화 등에 정부 역량을 총동원하길 바란다.
또 시장이 지나친 불안감에 위축되지 않도록 적극적인 소통과 신뢰 구축에도 힘써야 한다. 자칫 경제 주체의 과도한 불안감은 소비 위축을 낳고, 성장률 하락과 불안감 확산이라는 악순환으로 이어질 수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