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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사설

[사설] 보수 통합, ‘세 불리기’ 아닌 원칙과 비전 입각해야

등록 2020-02-09 17:46수정 2020-02-10 02:39

유승민 새로운보수당 의원이 9일 오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자유한국당과 신설 합당을 추진하고 개혁보수를 위해 총선에 불출마하겠다고 선언한 뒤 회견장을 나서고 있다. 김경호 선임기자 jijae@hani.co.kr
유승민 새로운보수당 의원이 9일 오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자유한국당과 신설 합당을 추진하고 개혁보수를 위해 총선에 불출마하겠다고 선언한 뒤 회견장을 나서고 있다. 김경호 선임기자 jijae@hani.co.kr

4월 총선이 두달여 앞으로 다가오면서 보수 야권의 통합이 중대 고비를 맞고 있다. 유승민 새로운보수당 의원이 9일 총선 불출마와 함께 “자유한국당과의 신설 합당을 추진하겠다”고 선언함으로써 두 당 통합이 급물살을 타게 됐다. 다만, 이런 흐름이 유 의원의 개인적 결단에서 비롯된 측면이 큰 만큼 앞으로 추이는 좀더 지켜봐야 할 것 같다. 중요한 점은 보수 통합이 선거를 앞둔 세 불리기로 흐르지 않고 보수 혁신의 기조 위에서 이뤄져야 한다는 것이다.

보수 통합 전망의 불확실성은 유 의원의 기자회견에서 잘 드러났다. 유 의원은 “보수는 합치라는 국민의 명령에 따르겠다”면서도 “자유한국당은 변한 게 없는데 합당으로 국민 마음을 얻을 수 있을까, 이 고민이 마음을 짓누르고 있다”고 말했다. 또 그는 “보수 재건 3원칙을 지키겠다는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의) 약속을 믿어보겠다”고 했다. 결국 당 안팎의 요구에 떠밀려 통합에 나서지만 제대로 된 보수 통합이 이뤄질지에 대해선 확신을 갖지 못하겠다는 것이다.

유 의원이 “개혁 보수를 향한 진심을 남기기 위해” 총선 불출마를 선언하고, “공천권, 지분, 당직 요구를 일절 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힌 대목은 개인적 결단으로 평가할 만하다. 하지만 유 의원의 불출마가 어떻게 개혁 보수로 연결된다는 건지 알기 어렵다. 유 의원의 발표가 그간 통합 협상이 순탄치 않던 차에 황교안 대표 쪽에 공을 던지고, 자신은 후일을 도모하는 쪽으로 사실상 ‘백기투항’ 한 것 아닌가 하는 의문마저 든다.

이제 보수 통합의 향방은 상당 부분 황교안 대표가 하기 나름인 상황으로 가고 있다. 황 대표는 유 의원 발표에 대해 “자유우파 대통합을 위한 귀한 결단”이라고 했다. 황 대표가 강조한 ‘자유우파’와 유 의원의 ‘개혁보수’가 어떻게 연결되는지 분명치 않다. 황 대표의 ‘자유우파’라는 게 결국 극우 보수, 꼴통 보수까지를 포괄하는 ‘범보수 몸집 불리기’ 아닌가 하는 회의도 든다.

유 의원은 회견에서 “야당이 된 뒤 지난 3년간 보수정치는 개혁 보수와는 거리가 멀었다. ‘도로친박’ ‘도로친이’ 당이 될지 모른다는 우려를 떨쳐버리는 공천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황 대표가 새겨들을 대목이다. 국민이 황 대표에게 바라는 건 원칙과 비전에 입각한 통합으로 보수 혁신을 해달라는 것이다. 그 길만이 한국 정치를 살리고, 유권자의 요구에 부응하는 길이란 점을 황 대표는 명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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