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9일 오후 충남 아산시 온양온천 전통시장에서 물건을 사고 있다. 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사태가 경제에 예기치 않은 악영향을 주고 있다. 국민의 안전·생명을 지키는 게 최우선이고 방심은 금물이지만, 과도한 불안과 공포가 오히려 경제를 악화시킬 수 있다는 우려에도 귀 기울일 필요가 있다.
중국 현지 부품업체의 공급 차질로 현대자동차 등 국내 완성차업체들이 생산을 중단했다. 곧 부품 공급 재개로 일부 공장부터 다시 생산에 들어간다지만 상황은 유동적이다. 부진했던 수출도 1월 일평균 실적이 증가세로 반전하며 기대를 낳았지만, 중국 경제 타격의 여파로 차질이 우려된다.
관건은 내수다. 불안·공포로 인해 일상생활과 경제활동이 움츠러들고 있다. 소비심리가 얼어붙으며 평소 북적이던 시장·식당·상가가 한산하다. 중소기업중앙회가 중소기업 250곳을 대상으로 신종 코로나 피해 현황을 조사한 결과에서도 세곳 중 하나꼴로 직접 타격을 받고 있다고 응답했다.
확진자가 다녀갔다는 이유로 백화점·대형마트·호텔이 사상 초유의 임시휴업을 단행했다. 계속 영업을 할 경우 자칫 장삿속으로 시민의 안전·생명을 소홀히 한다는 비난을 받을 우려와 함께, 불안·공포 때문에 손님이 외면할 가능성도 고려했을 것이다. 휴업은 대기업의 매출 손실은 물론 수많은 중소 납품업체의 타격으로 이어진다.
정부와 전문가들은 확진자가 다녀갔어도 바이러스는 소독 당일 사라져 하루가 지나면 안전하다고 설명한다. 의료계의 신종 코로나 대책위원회는 10일 성명에서 “확진자가 다녀간 지역 인근의 학교·상점이 문을 닫는 것은 공중보건 측면에서 아무런 효과가 없다”고 지적했다.
문재인 대통령도 청와대 수석·보좌관회의에서 “과도한 불안과 공포로 위축될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하루 전 우한 교민이 머무는 아산·진천을 방문해 “일상생활과 경제활동은 평소대로 해달라”고 당부한 것의 연장선이다. 국민 모두 지혜를 발휘해서 “전염병 때문이 아니라 불안·공포 때문에 경제가 안 좋아졌다”는 말이 나오지 않도록 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