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휴장한 경기 성남시 모란시장에서 24일 오전 중원구보건소 관계자들이 시장 주변 소독을 하고 있다. 모란시장이 휴장하기는 2015년 6월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사태 이후 5년 만이다. 성남/연합뉴스
전주 한옥마을에서 시작된 자발적인 임대료 인하 운동이 전국으로 퍼지고 있다. 내수 침체에 코로나19 사태로 시름에 빠진 소상공인, 자영업자들에게 힘을 보태자는 취지다.
기업은행은 자사 보유 건물 임대료를 3월부터 3개월 동안 30% 인하하기로 했다. 감염병 확산으로 어려움에 빠진 소상공인과 중소기업을 지원하기 위한 방안이다. 전주 한옥마을 건물주 14명이 임대료를 3개월, 10% 이상 인하하기로 한 것에 뒤이은 움직임이다. 서울 남대문시장을 비롯한 전국 전통시장 임대인들도 속속 임대료를 인하하거나 동결하고 있다. 국민·우리은행은 대구·경북 지역 주민과 소상공인을 위한 대출 금리, 수수료 인하 방안을 내놓았다. 코레일은 2~4월 철도역 매장 임대료를 20% 깎아주기로 했다. 대전 중구 대흥동의 한 건물주는 임대료를 30% 깎는다는 통지문을 건물 출입구에 부착했다. 경기 부진에 짓눌린 자영업자, 소상공인, 중소기업들에 다소라도 숨통을 틔워줄 수 있는 움직임이라 반갑다.
한옥마을에서 시작된 임대료 인하 움직임에는 문재인 대통령도 관심을 나타낸 바 있다. 문 대통령은 16일 페이스북에서 “‘착한 임대료’ 운동이 전국으로 확산되길 기대한다”며 “정부도 소상공인, 자영업자를 적극 돕고 착한 임대인에 대한 지원을 모색할 것”이라고 밝혔다. 문 대통령이 기획재정부 업무보고에서도 이런 뜻을 밝힌 만큼, 정부 정책과 연결돼 공공기관을 중심으로 상생과 연대의 확산으로 이어지길 바란다.
코로나19의 직격탄을 맞은 대구 서문시장의 한 건물주는 20명 남짓의 세입자에게 한달 임대료 면제 소식을 휴대폰 문자 메시지로 알린 뒤 “건물을 17년째 소유하면서 그동안 세입자들에게 도움을 많이 받아왔다”고 말했다 한다. 임대료 인하가 장기적으로는 건물주에게도 득일 것임을 엿보게 하는 대목이다. 건물주와 세입자 간 상생과 연대의 움직임이 극심한 소비 위축과 매출 감소, 지역경제 침체를 이겨내는 데 보탬이 되게 정부 정책으로도 뒷받침되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