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하이밍 주한 중국대사가 26일 서울 도렴동 외교부 청사로 들어오고 있다. 연합뉴스
코로나19 확산으로 한국인 입국을 금지하는 국가가 늘고 있다. 하지만 외교부의 대응은 미숙하고 미온적이어서 비판이 거세다. 외교부 누리집은 입국 금지 국가 정보 업데이트가 신속하게 이뤄지지 않고 있으며, 중국의 한국인 강제격리에도 제때 항의하지 않아 뒷말이 무성하다. 늑장 대응, 미온 대응이라는 말이 나올 수밖에 없다.
특히 중국 산둥성 웨이하이시의 한국인 입국자 강제격리는 이해하기 어렵다. 웨이하이시는 25일 코로나19 역유입을 막기 위해 제주항공 승객 163명 전원을 격리했다. 이 중에는 한국인 19명도 포함됐다. 웨이하이시는 한국발 입국자들을 격리하면서 우리 정부와 사전 협의를 하지 않았다고 한다. 그런데도 외교부는 이날 늦게까지 격리 배경을 파악하지 못하고 중국 쪽에 항의도 하지 않다가 26일에야 주한 중국대사에게 대책 마련을 요구했다.
중국 중앙정부가 아닌 지방정부 차원에서 알아서 한 결정이어서 우리 정부가 곧바로 대응하기 어려울 수 있다는 점이 이해되지 않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사태 파악도 하지 못하고 허둥댄데다 대응마저 미온적인 것은 분명히 문제다. 외교부는 이스라엘이나 모리셔스가 사전 협의 없이 한국인 입국 통제를 했을 때 강력하게 항의한 바 있다. 중국에도 동일한 태도를 보여야 외교의 일관성이 유지될 수 있고 국민의 신뢰를 받을 수 있다.
외교부의 미숙한 대응은 ‘해외안전여행’ 누리집의 부실 운영에서도 드러난다. 사전 예고도 없이 한국인 입국을 금지하는 일이 잦아지고 있는 만큼, 국민 피해를 막으려면 제대로 된 정보가 신속히 제공돼야 함은 물론이다. 하지만 해외안전여행 누리집에 실리는 정보가 너무 늦거나 정보 자체가 잘못돼 혼란이 커지는 상황이다. 웨이하이시의 한국인 강제격리 사태가 발생했을 때도 누리집은 이 사실을 알리지 않았다.
외교부는 25일 103개국의 주한 외교단을 불러 한국인 입국 제한 같은 과도한 조처를 하지 말아 달라고 요청했다. 하지만 이런 당부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한국인 입국을 막는 국가가 늘고 있는 만큼, 외교부는 사전 협의 없는 한국인 입국 통제에 단호하게 대응해야 한다. 한국인 여행객의 피해 예방을 위해 정보를 신속하고 정확하게 알리는 일에도 빈틈이 없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