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오피니언 사설

[사설] 우리 사회 역량 믿는 ‘긴 호흡’이 필요하다

등록 2020-02-26 18:42수정 2020-02-27 02:39

26일 서울 시내 한 마트에서 시민들이 마스크를 사기 위해 길게 줄을 서고 있다. 연합뉴스
26일 서울 시내 한 마트에서 시민들이 마스크를 사기 위해 길게 줄을 서고 있다. 연합뉴스

26일 코로나19 누적 확진자가 1200명을 넘어섰다. 대구·경북 지역으로 전국의 의료인력이 모여들고 정부도 지원에 총력을 쏟아붓고 있지만 단기간에 끝날 일이 아닌 건 분명하다. 유럽, 중동에서도 확산되며 각국이 세계적인 유행을 기정사실화하는 분위기다.

확진자 증가의 큰 원인은 대구 신천지교회 유증상자들에 대한 검사가 집중되고 있는 데 있다. 정부가 전체 명단 21만2천명을 확보해 각 지자체에 이날 전달한 만큼 확진자 규모는 더 커질 가능성이 높다. 불안감도 커질 텐데 지금은 환자를 빨리 찾아내고 중증·경증 환자를 구분해 적절하게 치료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 국외 전문가들은 한국의 확진자 증가가 세계 어느 나라보다 빠르고 방대한 규모의 진단 능력과 관련이 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누적 확진자의 8할 이상이 발생한 대구·경북이 관건인데, 일부 확진환자가 입원을 대기하는 상황은 매우 엄중하게 봐야 한다. 병상 확보뿐 아니라 중증도에 따른 입퇴원 지침 등을 세심하게 검토해 신속히 현장에 전달해야 한다. 특히 청도대남병원의 격리수용자들은 가장 감염병에 취약한 만큼 최선의 대응이 필요하다.

어려운 시기지만, 그래도 희망은 사람이다. 대구시의사회 회장의 호소에 하루 만에 전국에서 의사와 간호사 등 의료진의 자원이 줄을 잇고 있다는 소식은 크나큰 울림을 준다. 사명감 하나로 달려간 이들의 안전은 곧 환자의 안전이기도 하다. 현장에서 마스크와 방호복이 빠르게 소모되는 문제나 이들의 처우에 대해 정부는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 의료인력뿐 아니라 자가격리자들에 대한 생활 지원과 모니터링, 검사 지원을 하는 지자체와 보건소 공무원들의 노고도 크다. #힘내라 대구의 해시태그 운동이 이어지고 자발적 임대료 인하가 벌어지는 등 많은 이들이 스스로 나서고 있다. 국가의 손길이 닿지 않은 곳이 아직 많지만, 시민들이 신뢰하고 협조할 때 빠른 개선이 가능하다는 점을 인식했으면 한다.

마스크 부족 현상에 대해선 ‘전략물자’식 배분을 요구하는 주장도 나오는 만큼, 공적 판매처에 50% 출하가 시행된 이후의 상황을 면밀히 주시할 필요가 있다. 개개인은 예방수칙 준수는 물론 종교시설 행사나 집단 모임을 자제하거나 취소하는 게 맞다. 감염병 종식에 방해만 되는 차별과 배제, 낙인의 실효성 없는 논란은 이젠 좀 멈추자. 당국과 의료진, 그리고 우리 사회의 역량을 믿으며 장기화에 대비한 ‘긴 호흡’의 태세를 갖출 때다.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오피니언 많이 보는 기사

윤석열이 연 파시즘의 문, 어떻게 할 것인가? [신진욱의 시선] 1.

윤석열이 연 파시즘의 문, 어떻게 할 것인가? [신진욱의 시선]

“공부 많이 헌 것들이 도둑놈 되드라” [이광이 잡념잡상] 2.

“공부 많이 헌 것들이 도둑놈 되드라” [이광이 잡념잡상]

‘단전·단수 쪽지’는 이상민이 봤는데, 소방청장은 어떻게 알았나? 3.

‘단전·단수 쪽지’는 이상민이 봤는데, 소방청장은 어떻게 알았나?

극우 포퓰리즘이 몰려온다 [홍성수 칼럼] 4.

극우 포퓰리즘이 몰려온다 [홍성수 칼럼]

‘영혼의 눈’이 썩으면 뇌도 썩는다 5.

‘영혼의 눈’이 썩으면 뇌도 썩는다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