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임 장교들이 2일 대전 국군간호사관학교에서 코로나19 관련 교육을 받고 있다. 이들 간호장교 75명은 3일 임관식 후 대구지역에 투입됐다. 연합뉴스.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하면서 의료진과 지원 인력의 피로 누적도 한계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정부가 공중보건의와 간호장교 등을 대구·경북에 조기 투입하는 등 대책을 세우고 있으나 사태가 장기화할 경우 이 정도로 충분할지는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매일 수백명의 확진자가 발생하는 등 감염병이 수그러들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어 정부는 지금부터라도 의료인력 확보 대책을 치밀하게 세워놓을 필요가 있다.
대구시의사회는 현재 대구·경북 지역에서만 300여명의 의사가 의료 자원봉사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대한간호협회에 따르면 이 지역에 지원 의사를 밝힌 간호사가 1300여명에 이른다고 한다. 의료인들의 희생과 봉사정신에 박수를 보낸다. 정부는 오는 11일부터 6.5주간의 군사교육에 들어갈 예정이던 신규 임용 공중보건의 750명을 5일부터 대구 등의 감염증 치료 현장에 투입하기로 했다. 현장 치료가 끝난 뒤인 4월10일 입교하고 교육기간도 2주로 줄이기로 했다. 올해 국군간호사관학교를 졸업하는 신임 간호장교 75명도 9일로 예정된 임관식을 3일로 당기고 예정된 3주 교육 대신 곧바로 대구에 투입하기로 했다. 감염병 확산을 막기 위해 그야말로 민관 할 것 없이 눈물겨운 사투를 벌이고 있는 것이다.
그럼에도 감염병이 장기화하고 확진자가 폭증하면서 현장의 의료인력이 고통을 호소하는 것은 안타까운 일이다. 애초 확진환자 90여명이 입원한 대구가톨릭대병원 격리병동의 경우 병상이 100개 추가되면서 간호사 1명이 돌봐야 하는 환자 수도 6명에서 10명으로 늘었다고 한다. 이처럼 대구·경북 지역 주요 병원에서 의료진이 탈진 직전 상황에 몰리고 있는 것은 우려할 만한 일이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쪽은 “의료진의 육체적·정신적 피로도가 높은 상황이라 추가 인력을 확보해 휴식시간만이라도 보장하는 방안을 찾겠다”고 밝혔으나 장기화에 대비한 좀더 근본적인 고민과 대책이 필요해 보인다.
국내 공공보건 의료기관 비율은 5.8%(224곳)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 51.8%에 크게 못 미친다. 의사도 1천명당 2.3명으로 오이시디 평균 3.4명의 68% 수준에 불과하다. 감염병 전문가인 감염내과 의사도 300명이 안 된다. 이번 기회에 공공병원을 늘리고, 공공의료대학 설립 등 공공의료 인력 확충 방안도 적극 추진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