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여파로 혈액 수급에 비상이 걸린 가운데, 2일 서울 성북구청에서 직원과 시민들이 헌혈을 하고 있다. 박종식 기자 anaki@hani.co.kr
코로나19 여파로 혈액 수급에도 비상이 걸렸다. 통상 설 연휴와 겨울방학이 있는 1~2월은 헌혈이 줄어드는데, 올해는 코로나19 확산 영향까지 겹치면서 사정이 훨씬 더 나빠졌다고 한다. 혈액 공급이 부족하면 수혈이 필요한 수술과 치료에서 심각한 상황이 벌어질 수도 있다. 걱정이 아닐 수 없다.
김강립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1총괄조정관(보건복지부 차관)은 2일 정례 브리핑에서 “현재 혈액 보유량이 3.7일분으로 적정 수준에서 많이 부족하다”며 헌혈 참여를 호소했다. 안정적 혈액 보유량은 5일분 이상이다. 대한적십자사에 확인했더니, 3일엔 3.4일분으로 하루 사이 또 0.3일분이 감소했다. 이런 추세라면 조만간 ‘주의 단계’인 3일분 미만으로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
혈액 공급이 감소하는 것은 시민들이 외출을 자제하면서 개인 헌혈이 줄어들고 직장이나 군부대 등의 단체 헌혈이 잇따라 취소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국내에서 코로나19 첫 확진환자가 발생한 지난 1월20일 이후 3일까지 헌혈 건수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3만건 가까이 감소했다. 또 이 기간 동안 헌혈을 예약한 2823개 단체 가운데 482곳이 취소를 했다.
전문가들은 헌혈과 코로나19는 아무런 관련이 없다고 한결같이 얘기한다. 호흡기 바이러스인 코로나19는 혈액을 통해 감염되지 않기 때문에 걱정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대한적십자사도 시민들이 안심하고 헌혈을 할 수 있도록 채혈 간호사 등 직원들의 위생 관리를 더욱 철저히 하고 헌혈의 집과 헌혈버스에 대한 소독 등 안전 조처를 강화하고 있다. 막연한 불안감을 갖지 않아도 된다.
헌혈은 수혈이 필요한 환자들의 소중한 생명을 살리는 일이다. 안정적 혈액 수급을 위해서는 시민들의 관심과 참여가 절실하다. 대구·경북 등 코로나19 피해 지역에 대한 자원봉사와 성금 모금 등에서 나타나고 있는 시민의식이 헌혈에서도 발휘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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