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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사설

[사설] ‘KT 특혜’ 인터넷은행법 개정 무산은 사필귀정

등록 2020-03-08 16:59수정 2020-03-09 10:33

지난 5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케이티 특혜’ 논란을 낳은 인터넷전문은행법 개정안이 찬성 75명, 반대 82명, 기권 27명으로 부결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5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케이티 특혜’ 논란을 낳은 인터넷전문은행법 개정안이 찬성 75명, 반대 82명, 기권 27명으로 부결되고 있다. 연합뉴스

인터넷전문은행법 개정안이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의 반대로 국회에서 부결된 것을 두고 논란이 일고 있다. 미래통합당은 여당이 찬성 약속을 위반했다고 반발하고, 보수언론도 일제히 비판에 나섰다. 하지만 처음부터 국내 1호 인터넷은행인 케이뱅크의 주요 주주인 케이티(KT)에 특혜를 주기 위한 내용이었다는 점에서 법 개정 무산은 ‘사필귀정’이다. 여야는 무리한 법안 재처리 시도를 포기하는 게 정도다.

이인영 민주당 원내대표는 6일 법 개정안이 부결된 것에 공개 사과하고, 해당 법안을 다음 회기에 통과시키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미래통합당은 지난 5일 국회에서 법 개정안이 “재벌의 사금고화”를 우려한 민주당 의원들의 반대로 부결되자, 금융소비자보호법과 함께 처리하자는 합의를 깼다고 반발했다. 보수언론들도 문재인 대통령이 강조한 ‘금융 혁신’이 막혔다고 맹비난했다.

개정안의 핵심은 인터넷전문은행 대주주의 적격성 심사 기준에서 공정거래법 위반 등의 전력(벌금형 이상)을 제외하는 것이다. 케이뱅크는 주요 주주인 케이티를 대주주로 전환해 지분을 34%까지 늘리고 자본금을 대폭 확대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지난해 4월 공정위가 담합 혐의로 케이티를 검찰에 고발하면서, 금융감독당국이 대주주 적격성 심사를 중단했다. 이로 인해 케이뱅크는 자본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대주주 자격 기준은 모든 금융회사에 공통으로 적용된다. 금융과 상관없는 공정거래법 위반을 문제 삼는 것이 부당하다고 주장하는 것은 ‘적반하장’식 억지일 뿐이다. 오히려 인터넷전문은행에만 기준을 완화하는 게 누가 봐도 특혜다. 또 2018년 산업 재벌이라도 정보통신기술(ICT) 업종인 경우 지분을 34%까지 허용해 ‘은산분리’ 원칙을 완화하는 내용으로 인터넷전문은행법을 만들면서, 대신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 위반 시 5년간 대주주가 될 수 없도록 강화한 취지와도 정면 배치된다.

경제 혁신을 위해 규제개혁이 필요하다는 데 반대할 사람은 없다. 하지만 2년도 안 돼 정반대 방향으로 법 개정을 추진하는 것은 원칙을 저버린 전형적인 ‘조변석개’다. 또 “민주당이 해묵은 이념 논리에 빠졌다”는 주장도 궤변에 불과하다. 애초 민주당이 디엘에프(DLF)와 라임 사태로 더욱 시급해진 금융소비자보호법의 제정을 인터넷전문은행법과 연계한 것부터 명분 없는 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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