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3대 민영항공사인 동방항공이 11일자로 한국인 승무원들을 무더기 해고한 사실이 드러났는데, 부당해고 정황이 뚜렷해 보인다. 해고 통보 절차, 형평성 면에서 심각한 문제점을 띠고 있기 때문이다. 당장 철회해야 마땅하다.
이번 해고 대상은 2018년 3월 입사한 14기 승무원 73명으로, 동방항공 소속 한국인 승무원 206명의 35%에 이른다. 이들은 곧 정규직 전환을 앞두고 있던 터였다. 계약 기간 2년에 이르면 사실상 정규직인 무기계약직으로 전환해온 게 관례였다. 정규직의 꿈에 부풀어 있던 직원들로선 날벼락을 맞은 셈이 됐다.
회사 쪽은 계약해지를 통보한 이메일에서 ‘코로나19 확산으로 한-중 노선이 타격을 입는 등 항공 시장의 전반적인 변화로 경영이 나빠졌다’는 점을 사유로 들었다고 한다. 설득력이 떨어진다. 비슷한 시기에 입사한 일본인 승무원 67명은 계속 근무 중이라고 하니 말이다. 동방항공은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1월 초까지 한국인 승무원들을 코로나19 진원지인 우한 등 중국 국내 노선에 집중 투입해 논란을 일으킨 바 있다. 이번 해고 사태까지 겹쳐 ‘코리아 포비아’(한국 혐오) 아니냐는 얘기가 나올 지경이다.
해고 절차와 요건을 제대로 갖췄는지도 의문이다. 계약 만기 이틀 전인 9일에야 이메일로 불쑥 통보했다. 이들 승무원은 3월 말로 예정된 ‘응급 훈련’을 앞두고 사내 온라인 강의까지 들었다고 한다. 계약 갱신은 당연한 일로 여겨졌을 법한 정황이다. 회사 쪽에서 새 유니폼을 지급하겠다고 공지한 사실도 이를 뒷받침한다.
동방항공이 한국인 승무원 전원을 대상으로 지난달 6일 기본급을 지급하는 유급휴직(2~3월) 결정을 내리면서 받은 휴직동의서 내용을 보더라도 회사 쪽의 해고 통보는 합당치 않다. 동의서에는 ‘자진 퇴사하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휴직 종료 후 업무에 복귀하는 조건으로 휴직에 동의한다’고 돼 있다. 회사 쪽의 처사는 명백한 약속 위반이다.
해고 통보를 받은 승무원 중 2명을 빼고는 모두 개별 합의를 거부하고 대책위원회를 꾸려 해고 무효 확인 소송 등 법률적 대응에 나설 예정이라고 한다. 당연한 움직임이다. 동방항공은 법적 다툼에 휘말리기 전에 직원들에게 사과하고 부당 해고 조처를 빨리 거둬들이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