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오피니언 사설

[사설] 산발적 집단감염 확산, 고비 맞은 ‘코로나 방역’

등록 2020-03-11 20:13수정 2020-03-12 02:13

코로나19 집단감염이 발생한 서울 구로구의 콜센터 인근의 신도림역에서 11일 오후 마스크를 쓴 시민들이 걸어가고 있다. 이정아 기자 leej@hani.co.kr
코로나19 집단감염이 발생한 서울 구로구의 콜센터 인근의 신도림역에서 11일 오후 마스크를 쓴 시민들이 걸어가고 있다. 이정아 기자 leej@hani.co.kr

서울 구로구 콜센터발 코로나19 확진자가 11일 저녁 현재 100명 가까이로 늘었다. 이번 집단감염의 추가 전파 차단이 수도권의 광범위한 전파를 막는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콜센터처럼 밀집한 고위험 사업장에 대해 좀더 강력하고 실효성 있는 대책이 시급히 시행되어야 한다.

콜센터 직원들은 지난달 28일께부터 인후통 등 증상이 나타났으나 근무를 계속했고 지난 8일 첫 확진자가 나온 뒤에야 자가격리 등 본격 조처를 하기 시작했다고 한다. 대구의 다른 콜센터에서도 지난달 26일 한 사원이 고열 증상을 호소했지만 담당 매니저가 체온을 측정한 뒤 1시간 넘게 근무를 시켰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신천지 대구교회의 슈퍼전파 사건 이후 밀집된 장소에 대한 경각심이 높아졌던 걸 생각하면, 기업이 너무 안이했던 것 아니냐는 지적을 피하기 어렵다. 영업 실적을 채우지 못하면 인센티브가 깎이는 등 열악한 노동조건이 감염병 확산을 불러왔을 가능성이 있다. 정부의 구체적 지침이 없었던 것도 아쉽다.

전국에 콜센터만 700~1000개 정도로 추정된다. 노래방이나 피시방, 스포츠센터 등도 콜센터 못지않은 고위험 사업장이다. 방역당국은 이날 밀집사업장에 재택·유연근무 도입이나 좌석 간격 조정 등 감염관리 지침을 곧 마련하겠다고 밝히면서, 유증상자가 출근을 하지 않을 경우 불이익이 없도록 해달라고 강조했다. 이런 가이드라인이 제대로 작동하게 하려면 기업에 세제 혜택 등의 유인 대책 또한 필요하다는 지적에 대해서도 정부는 적극 검토하기 바란다.

이번 집단감염은 확진자들의 주거지가 수도권에 흩어져 있고 이동경로도 넓어 더더욱 대응이 까다롭다. 신도림역은 하루 11만명, 구로역은 2만명이 이용하는 교통 요지다. 다행히 서울시와 경기도·인천시가 협조체제를 구축하기로 했다니 역학조사부터 서두르기 바란다. 주변을 자주 이용하는 시민들은 발열 등 증상이 있으면 적극적으로 신고하는 등 협조가 필요하다. 전문가들은 대중교통에서 감염될 가능성은 밀집시설에 비해 낮다고 본다. 지나친 공포보다 손 씻기, 얼굴 만지지 않기 같은 개인예방법을 더 철저히 실천할 때다.

정은경 질병관리본부장이 이날 “지역사회 감염 우려가 커질 경우 더 전격적이고 강력한 조치가 필요할 수 있다”고 말했듯, 대구·경북 이외 지역에서 산발적 집단감염이 잇따르고 있는 지금이 감염병 확산의 고비다. 당국과 시민 모두 방역의 고삐를 바싹 죄어야 한다.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오피니언 많이 보는 기사

윤석열이 연 파시즘의 문, 어떻게 할 것인가? [신진욱의 시선] 1.

윤석열이 연 파시즘의 문, 어떻게 할 것인가? [신진욱의 시선]

“공부 많이 헌 것들이 도둑놈 되드라” [이광이 잡념잡상] 2.

“공부 많이 헌 것들이 도둑놈 되드라” [이광이 잡념잡상]

‘단전·단수 쪽지’는 이상민이 봤는데, 소방청장은 어떻게 알았나? 3.

‘단전·단수 쪽지’는 이상민이 봤는데, 소방청장은 어떻게 알았나?

극우 포퓰리즘이 몰려온다 [홍성수 칼럼] 4.

극우 포퓰리즘이 몰려온다 [홍성수 칼럼]

‘영혼의 눈’이 썩으면 뇌도 썩는다 5.

‘영혼의 눈’이 썩으면 뇌도 썩는다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