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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사설

[사설] 전세계 ‘팬데믹’ 공포, ‘국제 협력’으로 대응해야

등록 2020-03-12 21:47수정 2020-03-13 02:12

세계보건기구(WHO) 사무총장 테드로스 아드하놈 게브레예수스가 11일 스위스 제네바 본부에서 코로나19의 유행을 팬데믹이라고 선언하고 있다. 제네바/신화 연합뉴스 2020-03-12
세계보건기구(WHO) 사무총장 테드로스 아드하놈 게브레예수스가 11일 스위스 제네바 본부에서 코로나19의 유행을 팬데믹이라고 선언하고 있다. 제네바/신화 연합뉴스 2020-03-12

세계보건기구(WHO)가 11일 코로나19에 대해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을 선언했다. 감염병 확진자가 지난 2주 사이 중국 바깥에서만 13배 이상 급증하며 전세계에 12만명을 넘어선 데 따른 것이다. 무엇보다 이탈리아, 프랑스, 스페인, 독일 등 유럽에서 확진자 증가세가 가파르고, 미국에서도 확진자가 1천명을 훌쩍 넘어선 게 배경이 됐다. 이렇게 감염병이 국경을 넘어 세계적 규모로 확산하는 단계가 됨에 따라 방역 대책도 국제사회 차원의 협조와 공조가 중요하게 됐다. 그럼에도 대부분의 나라가 각자도생의 길을 택하는 듯한 모습은 매우 우려스럽다.

미국은 이날 영국과 아일랜드를 제외한 유럽 26개국의 미국 여행을 30일간 금지하는 등 초강경 대책을 발표했다. 정치·경제·문화 등 많은 분야에서 오랫동안 긴밀한 관계를 맺어온 유럽을 상대로 사전 협의도 전혀 없이 입국금지 조처를 내린 건 뜻밖이다. 독일 등 유럽연합의 여러 나라가 의료진과 마스크 등 의료장비 부족을 호소하는 이탈리아에 도움의 손길을 내밀지 않는 것도 지역 협력 전통에서 벗어난 것으로 보인다.

이런 일들은 이번 코로나19 방역과 관련해 국제 협력과 공조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현실을 잘 보여준다. 그러나 감염병이 전세계에서 유행하고 있는데 이런 식의 각자도생이 얼마나 실효성이 있을지는 의문이다. 현실은 어떤 나라가 감염병을 몰아내 청정 국가가 된다 하더라도 많은 주변국이 감염국으로 남아 있는 한 안심할 수 없게 됐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이 된 데는 국제사회의 리더십 부재 탓이 크다. 미국은 코로나19 발생 초기에 전면적인 중국 입국금지 조처를 하는 등 미-중 갈등 차원으로 접근하며 신뢰를 잃었고, 유럽 국가들도 정치 지형이 우경화하면서 포퓰리즘적 민족주의의 압력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에 따라 국제 전선에 금이 가고, 각국의 이기적인 일방주의가 난무하게 된 것은 안타까운 대목이다.

이제라도 국제사회는 감염병에 효과적으로 대처하기 위해 머리를 맞대어야 한다. 무엇보다 감염병의 외부 유입 차단과 국가 간 교류·협력 지속을 합리적으로 보장할 균형점을 찾아가는 게 시급하다. 각국이 제각각 운용하는 출입국 검역 절차나 진단검사 기준 등과 관련해서도 더 정교하고 실효성 있는 방안을 함께 논의할 필요가 있다. 임상 경험과 진단 정보 및 노하우 공유에 더해 신속한 백신과 치료약 개발 등을 위해서도 국제협력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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