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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사설

[사설] ‘100조 지원’에 협조 다짐한 금융권, 빈말 아니어야

등록 2020-03-26 17:46수정 2020-03-27 02:40

정세균(오른쪽 두번째) 국무총리가 25일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열린 '코로나19 위기 극복을 위한 전 금융권 간담회'를 주재하고 있다./연합뉴스
정세균(오른쪽 두번째) 국무총리가 25일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열린 '코로나19 위기 극복을 위한 전 금융권 간담회'를 주재하고 있다./연합뉴스

정부가 코로나19로 인한 경제위기 극복을 위해 금융권과 협약을 맺었다. 금융권은 기업 대출 확대 등 정부 지원책이 제대로 시행될 수 있도록 적극 협조하겠다고 약속했다. 정부가 전례 없이 100조원의 대규모 지원 방안을 내놨지만, 금융권의 협조가 없다면 효과를 낼 수 없다. 금융권의 다짐이 빈말로 그쳐서는 안 될 것이다.

정세균 국무총리는 25일 금융권 협회장들과 ‘금융 지원 협약’을 체결했다. 23일에는 은행권과 별도 협약을 맺었다. 정부는 1·2차 비상경제회의에서 감염증 확산으로 미증유의 위기를 맞은 경제를 살리기 위해 100조원에 이르는 민생·금융안정 대책을 마련했다. 이에 따라 중소기업·소상공인에 대한 초저금리(연 1.5%) 대출이 확대되고, 다음달부터 대출 만기 연장과 이자 상환 유예도 시작된다. 또 금융권이 30조원이 넘는 채권·증권시장안정펀드를 조성한다.

정부가 파격적인 대책을 내놔도 일선 금융창구의 지원이 원활치 않으면 ‘그림의 떡’에 그칠 수밖에 없다. 당장 수입이 끊겨 직원 월급을 줄 돈이 부족하고 임차료가 밀린 소상공인, 생산 차질과 판매 급감으로 흑자도산 위기에 처한 기업들로서는 응급실의 심폐소생술 같은 신속한 지원이 절실하다. 하지만 매출 감소 입증과 같은 복잡한 구비 서류 요구, 지원 시스템 구축 미비, 대출 보증 지연 등에 대한 호소가 여전하다. 또 ‘마스크 대란’ 때처럼 대출을 받으려고 창구 앞에서 길게 줄을 서서 발만 동동 구르는 안타까운 일도 많다.

금융사도 이익을 좇는 영리기업이다. 하지만 경제에 필요한 자금을 공급하는 공적 기능을 하기 때문에 ‘인체의 피’에 비유된다. 외환위기 때 정부가 금융시스템 붕괴를 막기 위해 막대한 재정을 투입한 이유다. 그동안 금융권은 경제가 어려울 때마다 “비 올 때 우산 뺏는다”는 비판을 들어왔다. 정 총리가 “금융권이 국민에게 힘이 되기를 바란다”고 간곡히 당부한 말을 새겨듣기 바란다.

금융권이 기업과 소상공인의 버팀목이 되는 것은 스스로를 위한 길이기도 하다. 실물경제가 무너지면 금융 부실이라는 부메랑으로 돌아와 금융권까지 공멸하는 최악의 상황을 맞을 수 있다. 감독당국도 금융권이 제대로 지원할 수 있도록 기업 대출 관련 위험 가중치를 내려주고, 지원 과정에서 일부 잘못이 있더라도 고의가 아니면 문제 삼지 않겠다는 면책 조처를 신속히 시행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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