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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사설

[사설] 사상 초유 ‘재난지원금’, 위기 극복의 ‘마중물’ 되길

등록 2020-03-30 18:24수정 2020-03-31 02:39

문재인 대통령이 30일 오전 청와대 본관에서 열린 제3차 비상경제회의에 참석해 긴급재난지원금 지급 방안을 발표하고 있다. 김정효 기자 hyopd@hani.co.kr
문재인 대통령이 30일 오전 청와대 본관에서 열린 제3차 비상경제회의에 참석해 긴급재난지원금 지급 방안을 발표하고 있다. 김정효 기자 hyopd@hani.co.kr

정부가 코로나19 사태로 어려움을 겪는 중하위 소득 가구에 긴급재난지원금(재난지원금)을 지급하는 방안을 확정했다. 중앙정부가 재난을 이유로 대다수 국민에게 지원금을 주는 것은 사상 초유의 일이다. 서울·경기 등 일부 지방자치단체에서 선제적으로 추진한 재난기본소득 지급이 촉매제 구실을 했지만, 국민의 삶과 경제가 그만큼 유례가 없을 정도로 큰 타격을 받고 있는 현실을 반영한 것이다. 한국은 감염증 대처를 잘해 전세계로부터 큰 박수를 받고 있다. 이번 조처가 국민이 한뜻이 되어 경제위기도 슬기롭게 극복하는 ‘마중물’이 되기를 바란다.

정부는 30일 문재인 대통령 주재로 열린 3차 비상경제회의에서 소득 하위 70% 가구에 대해 1인 가구 40만원부터 4인 이상 가구에 100만원까지 재난지원금을 지급하기로 결정했다. 소득 하위 70% 이하는 우리나라 전체 2100만가구 중 1400만가구에 해당한다. 정부가 지급 대상을 넓힌 것은 코로나발 경제 충격으로 국민 대다수가 큰 고통을 겪는 현실을 고려한 것이다. 생계마저 어려운 취약계층에 삶의 ‘구명조끼’와 같은 역할을 하고,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용기도 북돋워주기를 바란다. 또 얼어붙은 소비를 진작시켜 경제를 되살리는 데 큰 도움이 되기를 기대한다.

정부가 수혜층을 늘리기 위해 애를 썼다고 하지만, 결과적으로 지급 대상에서 제외된 소득 상위 30% 가구는 아쉬움이 남을 수 있다. 문재인 대통령도 “쉽지 않은 결정이었고 많은 회의와 토론을 거쳤다”고 밝혔다. 정부로서는 앞으로 고용 불안과 기업 유동성 위기 같은 경제 충격에 대처하려면 재정 여력을 최대한 비축해야 하는 현실을 고려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그동안 큰 위기가 닥쳤을 때마다 자신보다 더 어려운 사람에게 양보하는 미덕을 보여준 성숙한 시민의식이 다시 한번 발휘될 것으로 믿는다.

정부는 위기 극복을 위해 엄청난 재정을 쏟아붓고 있다. 재난지원금 예산도 9조1천억원에 이른다. 이날 함께 발표된 저소득 계층과 소상공인을 위한 사회보험료 감면액(유예 제외)도 9천억원이다. 지금은 사정이 급박하다 보니 재정건전성을 따질 겨를이 없다고 입을 모은다. 하지만 위기의 불길이 어느 정도 잡히면, 결국 정부와 국민이 뒷감당을 할 수밖에 없다. 이런 점에서 정부가 전체 재원 가운데 지자체 부담(2조원)을 제외한 대부분은 뼈를 깎는 예산 구조조정으로 마련하겠다고 밝힌 것은 옳은 방향이다. 반드시 약속을 지켜야 할 것이다.

정부는 신속한 집행을 위해 7조1천억원 규모의 2차 추경안을 조속히 제출해 총선 이후 4월 중에 국회에서 처리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이에 대해 미래통합당은 “일회성 대책”, “총선용 포퓰리즘”이라는 비난을 되풀이했다. 이미 국민들로부터 지지를 받지 못하는 주장이다. 미래통합당이 타당한 이유도 없이 2차 추경 처리에 협조하지 않는다면, 무책임하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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