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인해 사상 첫 온라인 수업이 실시된 9일 오전 서울 송파구 오금동 한 집에서 고3 학생이 학교에서 실시하는 온라인 수업을 준비하고 있다. 이종근 기자 root2@hani.co.kr
전국 고등학교 3학년과 중학교 3학년 학생들이 9일 사상 첫 ‘온라인 개학’을 했다. 접속 지연과 기기 조작 미숙 등 예상됐던 오류와 실수들이 발생했지만 큰 사고나 혼란 없이 원격 수업 첫날 일정이 마무리됐다. 교육부의 잠정집계를 보면, 전체 학생 가운데 99% 이상이 온라인 수업에 참여한 것으로 파악됐다. 빠듯한 준비기간이었지만 각 학교와 교사들의 헌신적인 준비, 학생들의 적극적인 참여, 그리고 교육당국의 노력으로 비교적 무난하게 첫발을 뗀 것으로 평가된다.
이날 드러난 가장 큰 문제는 예상대로 잦은 접속 지연이었다. 전날 교육부가 300만명의 동시접속이 가능한 수준으로 서버 증설을 마쳤다고 했으나, 많은 학교에서 학생들이 수업시간에 맞춰 로그인하는 데 실패하거나 동영상 자료 등이 중간에 끊기는 사례가 발생했다. 온라인 학습관리시스템인 이비에스(EBS) 온라인클래스는 접속자가 몰린 오전에 한시간가량 접속이 지연되기도 했다. 다행히 오후에 원인이 밝혀졌다고 하나 화면 끊김 현상은 완전히 해결되지 않고 있다. 물론 첫술에 배부를 수는 없는 일이다. 하지만 이런 기술적 문제가 계속된다면 학생과 학부모들의 불안감이 커질 수 있다. 서둘러 문제를 해결해야 할 것이다.
학교별 준비 정도에서도 차이가 드러났다. 특목고와 자사고 등 일부 학교들은 영상 제작 장비를 갖추고 3월부터 온라인 수업을 준비해 다양한 콘텐츠로 쌍방향 수업을 진행했다. 하지만 장비와 기술이 부족한 학교들은 이비에스 강의 영상만 제공해 학생과 학부모들의 불만을 샀다. 학교 간 디지털 격차가 학력 격차로 이어지지 않도록 정부는 인프라 구축에 더욱더 힘을 쏟아야 할 것이다.
각자 흩어져 수업을 받다 보니 학생 관리에도 어려움이 따랐다. 특히 서울 강남과 목동의 유명 학원들을 중심으로 일부 학원들이 학교 온라인 수업을 들을 수 있는 자습공간을 제공한 것은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코로나19 집단감염을 막기 위해 불가피하게 이뤄진 온라인 원격 수업의 취지에 반하는 행위로, 교육당국의 엄중한 대응이 요구된다.
다음주에는 초등 4학년 이상 학생들이 온라인 개학을 한다. 기술적 문제에 대한 교육당국의 빠른 해결과 수업 방식 및 학생 관리에 대한 교사들의 연구·노력, 그리고 학생과 학부모의 인내심 있는 협조가 맞물려야 초유의 온라인 개학을 의미 있는 교육 혁신의 과정으로 만들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