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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사설

[사설] 미래통합당의 ‘재난지원금’ 몽니, 목불인견이다

등록 2020-04-23 18:17수정 2020-04-24 02:38

4·15 총선에서 참패한 미래통합당이 당 수습책을 찾지 못하고 표류하자, 이번 총선에서 재선에 성공한 통합당 현역 의원들이 23일 오후 국회에 모여 긴급회동을 하고 있다. 김경호 선임기자 jijae@hani.co.kr
4·15 총선에서 참패한 미래통합당이 당 수습책을 찾지 못하고 표류하자, 이번 총선에서 재선에 성공한 통합당 현역 의원들이 23일 오후 국회에 모여 긴급회동을 하고 있다. 김경호 선임기자 jijae@hani.co.kr

미래통합당의 긴급재난지원금 발목잡기가 계속되고 있다. 총선 공약을 뒤집은 것도 모자라, 이번에는 자신들이 국회 처리의 전제 조건으로 내걸었던 ‘당정 합의’가 이뤄졌는데도 또 반대한다. 이쯤 되면 ‘몽니’ 수준이다.

국회 예결위원장인 통합당 김재원 정책위의장은 23일 라디오에 출연해 “나라를 협찬받아서 운영할 수는 없다”고 했다. 긴급재난지원금을 전 국민에게 지급하는 대신 고소득층의 자발적 기부를 유도한다는 정부와 여당의 합의안에 반대한다는 얘기다. 당정 간의 충돌 과정에서 합의안이 마련되면 국회에서 통과시키겠다고 한 직전의 공언을 뒤집은 것이다. ‘전 국민 1인당 50만원 지급’이라는 총선 공약의 번복에 뒤이은 막무가내 행태에 말문이 막힐 지경이다. 통합당의 표변에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페이스북에서 “주권자 기망보다 나쁜 주권자 조롱”이라고 비판했다.

긴급재난지원금은 그 이름에서 드러나듯 ‘재난’에 빠진 국민들의 ‘긴급’한 필요에 대한 정부와 국회의 응답이다. 긴급재난지원금 재원 마련을 위한 2차 추가경정예산안(추경)의 국회 처리를 서둘러야 하는 까닭이다. 미국은 이미 긴급재난지원금 성격의 현금 지급을 시작했고, 일본도 5월 중에 지급할 예정이다. 한국의 발걸음이 너무 늦다.

코로나발 경제 충격이 경제 현장에 깊은 상처를 내기 시작했다. 한국은행이 이날 발표한 1분기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이 -1.4%로 세계 금융위기 때인 2008년 4분기(-3.3%) 이후 최악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가 성장률을 2%포인트가량 떨어뜨린 것으로 추정됐다. 홍남기 경제부총리가 이날 위기관리대책회의에서 “2분기에는 실물과 고용 충격이 확대될 것”으로 전망했듯이 앞으로 사정이 더 어려워질 가능성이 크다. 코로나발 충격을 덜기 위해 정부의 노력과 함께 이를 입법으로 뒷받침하는 국회의 역할이 절실하다.

긴급재난지원금 외에도 코로나19에 따른 사회·경제적 파장을 줄이기 위한 숙제가 많이 쌓여 있다. 야당의 발목잡기가 용인되어도 좋을 만큼 한가하지 않다. 전날 발표된 정부의 고용·기간산업 대책만 해도 국회의 관련 법안과 추경 처리가 뒷받침되지 않으면 무용지물이다. 여타 민생 법안도 국회에 다수 묶여 있다. 코로나19에 따른 경제난, 민생의 어려움을 헤아리고 총선 민의를 받들어야 할 때다. 통합당의 각성과 태도 변화를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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