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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사설

[사설] 통합당, 성폭력 피해자 ‘2차 가해’ 당장 멈춰야

등록 2020-04-30 17:32수정 2020-05-01 02:41

한겨레 자료사진
한겨레 자료사진

‘오거돈 성폭력 사건’ 피해자에 대한 미래통합당의 ‘2차 가해’가 도를 넘고 있다. 박성중 통합당 의원은 지난 29일 <시비에스>(CBS)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 피해자의 나이와 고용 형태 같은 신상 정보를 노출했다. 박 의원은 한발 더 나아가 “시장직 사퇴를 그 나이가 그렇게 요구할 수 있는 상황이 참 어렵다(이해 안 된다)”고 말해 듣는 이의 귀를 의심케 했다. 또한 특정 연령대에 대한 폄하라는 다른 의원의 지적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합리적 의심”이라고 강변했다.

황보승희(부산 중·영도) 당선자도 27일 인터넷 매체 <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같은 취지의 주장을 펴면서 피해자의 신상 정보를 공개했다. 오거돈 성폭력 사건을 어떻게든 정치 쟁점으로 만들어보겠다는 계산에서 절대 해서는 안 될 ‘피해자 2차 가해’를 저지르고 있는 것이다.

4·15 총선 전 황교안 전 대표의 ‘엔(n)번방 호기심’ 발언으로 통합당은 당 이미지에 심각한 타격을 입었다. 그런데도 여전히 ‘성인지감수성’에 대한 각성이 없는 것을 보면 젊은 여성 유권자들의 통합당 지지가 왜 유독 낮은지 이해가 된다.

오거돈 성폭력 사건은 명백한 범죄다. 정확한 진상 조사와 가해자 엄벌이 반드시 필요하다. 그리고 이에 못지않게 중요한 게 피해자를 보호하는 일이다. 최근 엔번방 사건을 계기로 2차 가해에 대한 경각심이 높아지고 있는데도 통합당만 거꾸로 가고 있는 게 아닌지 의심스럽다. 업무상 위력에 의한 성폭력이라는 점에서 오거돈 사건과 유사한 안희정 전 충남지사의 성폭력 사건 당시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가 “미투 기획” 발언을 했는데 통합당의 인식은 여기서 한치도 벗어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통합당 내부에서도 피해자에게 2차 가해를 하는 식으로 정치 공세가 이뤄져서는 안 된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런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지 않으면 국민들의 마음을 얻을 수 없다는 사실을 통합당은 명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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