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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사설

[사설] 5월의 한여름, 눈앞에 닥친 ‘기후변화 위기’

등록 2020-05-05 03:59수정 2020-05-05 11:19

기온이 오르면 혈압이 낮아져 병원에 찾는 환자들이 다소 증가한다. 폭염에는 더위 노출을 피할 수 있도록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김봉규 선임기자 bong9@hani.co.kr
기온이 오르면 혈압이 낮아져 병원에 찾는 환자들이 다소 증가한다. 폭염에는 더위 노출을 피할 수 있도록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김봉규 선임기자 bong9@hani.co.kr

4월 말까지 꽃샘추위로 쌀쌀했던 봄이 불과 일주일여 만에 한여름으로 바뀌었다. 3일 서울은 27.4도로 올해 최고 기온을 기록했고 4일 대구는 30도까지 올랐다. <한겨레>가 기상청 기후정보포털을 통해 비교해 보니, 우리나라 6개 지역의 최근 10년 평균 기온이 100년 전보다 1.8도 높았다. 특히 5월은 100년 전에 견줘 무려 3도나 올랐다. 이 수치는 기후변화가 만년설이 녹는 극지방뿐 아니라 우리 자신에게 닥친 위기임을 보여준다.

국립기상과학원은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이지 않는다면 50년 뒤 서울은 여름이 1년 중 168일에 이를 것으로 추정한다. 반면 봄은 74일, 겨울은 67일, 가을은 56일로 줄어든다. 또 전지구적 기후변화 대응에 실패하면 세계 인구의 3분의 1이 50년 안에 사하라 사막과 같은 불볕더위에서 살게 된다는 충격적인 연구 결과도 나왔다. 미국, 유럽, 중국 등의 과학자로 구성된 연구팀이 5일 미국 국립과학원 회보(PNAS)에 발표한 논문에서, 지금과 같은 기후변화가 계속될 경우 2070년에는 아프리카뿐 아니라 인도, 남아메리카, 오스트레일리아 일부 지역까지 연평균 기온이 29도를 넘어 35억명의 인구가 사하라 사막 한가운데 사는 것과 같은 위험 속에 놓일 것이라고 경고했다. 연구에 참여한 과학자들은 국제사회에 신속한 온실가스 감축을 촉구했다.

최근 코로나19 확산으로 전세계의 경제 활동이 멈추면서 세계 주요 도시에 맑은 하늘이 돌아왔다. 세계에너지기구(IEA)는 코로나19로 세계 에너지 소비량이 6% 감소하면서 이산화탄소 배출도 8% 줄어들 것으로 내다봤다. 하지만 침체된 경제를 살리기 위해 자동차와 석유화학 산업 등에서 이산화탄소 배출 규제를 완화하면 도리어 배출량이 늘어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우리 정부는 지난해 10월 온실가스 총배출량을 2017년 기준으로 2030년까지 24.4% 감축하는 ‘제2차 기후변화 대응 기본계획’을 세웠다. 이를 위해 현재 논의 중인 제9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서 노후 석탄발전소 폐쇄 등 온실가스를 많이 배출하는 석탄발전 감축 방안을 제시할 것으로 보인다. 빨라지는 기후변화 속도를 고려해 더욱 신속하고 과감한 대책을 내놓길 바란다. 기후변화를 늦추기 위한 노력보다 경제 논리가 우선된다면 우리 아이들이 살아갈 지구가 사막이 될 수 있다는 걸 잊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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