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사태로 연기됐던 올해 프로야구 리그전이 5일 오후 시작됐다. 이날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엘지(LG)와 두산의 개막전에서 응원단원들이 텅 빈 관중석을 향해 열띤 응원을 하고 있다. 김혜윤 기자 unique@hani.co.kr
코로나19 대응을 위한 ‘사회적 거리두기’가 6일부터 ‘생활 속 거리두기’(생활방역)로 바뀐다. 국내 방역의 성과를 반영하는 것이며 사회·경제 활동에 숨통을 튼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나 자칫 방역망에 구멍을 낼 수 있는 위험 요인이기도 하다.
정부가 코로나19에 대응하기 위해 3월22일 시작한 ‘사회적 거리두기’를 5일로 끝낸 것은 국내 감염병 상황이 안정세에 접어들었다는 판단 때문이다. 국내 신규 확진자가 3월 중순만 해도 하루 평균 100명을 웃돌다가 4월 하순 이후엔 10명 아래로 떨어졌고, 4일엔 3명으로 2월18일 이후 77일 만에 최저를 기록했다. 김강립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1총괄조정관은 5일 정례브리핑에서 “사회적 거리두기를 통해 국민이 방역당국과 함께 만들어낸 성과”라고 평가했다.
정부의 생활방역 전환에 따라 국립 문화·예술 시설이 6일부터 잇달아 문을 열고 공연·전시·스포츠 행사가 이어진다. 방역당국으로선 긴장할 수밖에 없다. 민간 문화 시설과 단체들도 곧 재가동에 들어갈 태세다. 무관중 상태이긴 해도 국내 프로야구 리그가 5일 개막했으며, 프로축구 시합은 8일부터 시작된다. 이미 발표한 대로 13일부터 각급 학교가 차례로 문을 여는 것도 방역당국에는 숙제거리다.
지금까지 높은 평가를 받은 방역당국의 적절한 대처와 원활한 소통은 필수로 이어져야 하며, 시민사회의 노력이 여기에 더해져야 한다. 김강립 조정관이 ‘생활방역’ 전환에 대해 “일상생활과 사회·경제 활동을 보장하되, 국민 개개인과 우리 사회 모두가 스스로 방역을 책임지는 방역 주체가 된다는 의미”라고 설명한 게 같은 맥락이다. 놀이동산 같은 곳에 갈 때 사람 간 거리두기, 마스크 착용, 밀폐된 공간 피하기, 기침 예절 준수, 비누로 손 자주 씻기 등 기본 수칙을 다시 새겨야 할 때다.
사람이 많이 모이는 시설이나 행사를 관리·운영하는 쪽도 긴장의 끈을 조여야 한다. 단체 관람을 제한하고 인원수를 적절히 통제하는 것은 기본이며 마스크 착용 의무화, 발열 여부의 철저한 점검도 필수다. 프로야구·축구 시합 또한 무관중이라고 안심해선 안 된다. 선수 한명이라도 감염되면 해당 팀이 경기를 치를 수 없게 되며, 집단감염 발생 때는 시합이 전부 중단될 수 있기 때문이다. 선수단 전체가 경각심을 갖고 방역지침을 지키는 일에 나서야 한다. 석달 이상 줄기차게 이어진 방역당국과 온 국민의 사투가 자칫 헛수고로 돌아갈 수 있음을 잊지 말아야 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