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사랑제일교회 전광훈 목사가 17일 오후 서울 성북구 사랑제일교회 사택을 나와 성북보건소 차량에 탑승해 있다. 연합뉴스
전광훈 목사를 비롯한 서울 성북구 사랑제일교회 관계자들의 방역 방해 일탈행위가 점입가경이다. 전 목사 자신부터 지난 15일 서울시의 자가격리 명령을 어기고 서울 광화문 집회에 참석한 뒤 17일 확진 판정을 받았다. 코로나19 재유행의 진원지가 된 이 교회가 신도들에게 광화문 집회 참석을 독려하고, 심지어 의심 증상을 보이는 신도에게 ‘집회 이후에 검사를 받으라’고 권하는 등 명백한 방역 방해 행위를 한 사실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이 교회 일부 신도들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고도 격리 장소를 이탈하는 사례가 속출하는 데 이르러서는 말문이 막힐 지경이다. 예배에 참석한 뒤 확진돼 경기 파주병원 격리병상에 입원하고 있던 환자가 18일 병원을 빠져나가 경찰과 방역당국이 추적에 나섰다. 17일에는 경북 포항에서 병원 이송을 앞둔 확진 환자가 자가격리를 어기고 사라졌다가 경찰에 붙잡혔다. 또 사랑제일교회가 제출한 신도 명단은 이 교회와 전혀 관련 없는 이들이 다수 포함돼 있는 등 허위·부실 자료인 것으로 드러났다. 전국에 흩어진 신도들을 신속히 진단해 감염 확산을 막아야 하는 방역당국에 혼선을 준 것이다.
코로나19 초기 확산의 진원지였던 ‘신천지 예수교 증거장막성전’(신천지)이 방역 비협조로 공분을 사고 이만희 총회장이 얼마 전 구속됐다. 신천지 수준을 넘어 아예 방역에 노골적으로 저항하는 전 목사와 일부 신도들의 행태를 더 이상 용납해서는 안 된다. 고령자가 많은 신도들의 안전을 팽개치고 공동체 전체에 크나큰 위험과 손실을 안기는 행태는 스스로 교회임을 부정하는 것이다.
교회 내부의 자정능력이 없다면 법에 따라 준엄한 심판을 내리는 길밖에 없다. 수사당국은 방역 방해 행위를 일벌백계로 다스려 사회의 안전을 지켜야 한다. 정치권도 어떤 이유로든 이런 반사회적 행위와 그 책임자를 두둔하는 몰지각한 행태를 보여서는 안 될 것이다.